측면에서의 크로스가 아닌 중앙에서의 짧은 패스로 결과를 만들고 있는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조합은 토트넘의 상승세를 이끄는 분명한 '힘'이다.(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갈무리)
시작은 3백으로의 전환이다. 그리고 해리 케인의 폭발까지. 토트넘의 ‘호재’가 손흥민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지난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에버턴과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에서 3-2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도 토트넘은 3백을 꺼냈고, 최전방에는 케인을 중심으로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조합이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케인은 2골을 뽑았고 알리도 종료 직전 결승골을 뽑았다. 다만 경기 막판 수비 집중력이 흔들리며 2실점한 결과가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나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올 시즌 들어 3백 전술을 꺼내 들며 토트넘은 2선 자원의 수를 3명에서 2명으로 줄여야 했다. 에릭 라멜라의 엉덩이 부상으로 기회를 얻는 듯했던 손흥민이 토트넘의 전술 변경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3백으로 전환한 뒤 토트넘은 케인의 공격력이 더욱 폭발하는 효과를 얻었다. 케인의 맹활약에 3백은 포체티노 감독의 첫 번째 옵션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이 때문에 손흥민의 존재는 더욱 잊혀지고 있다.
물오른 골 감각을 과시하는 토트넘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강력한 득점왕 후보다.(사진=토트넘 공식 트위터 갈무리)
문제는 토트넘이 승리하는 경기는 물론, 패하는 경기에서도 손흥민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여름이적시장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등의 이적설에도 토트넘 잔류를 선택한 손흥민은 시즌 11골을 넣으며 제 몫을 했다. 하지만 점차 손흥민의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에버턴 전에서도 경기 막판이 되고 나서야 에릭센, 케인을 대신해 무사 시소코와 빈센트 얀센을 투입했다. 그에 앞서 무사 뎀벨레를 대신해 신예 미드필더 해리 윙크스가 투입됐다. 손흥민과 달리 윙크스는 올 시즌부터 꾸준한 출전기회를 얻으며 토트넘의 ‘차세대 엔진’으로 성장하고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상의 활약을 하는 세 명의 자리로 손흥민이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면서 “현재 토트넘은 손흥민이 활약하기 어려운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토트넘의 전방 3인방은 첼시의 공격수 3명과 달리 굉장히 간격을 좁게 서는 것이 특징이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첼시의 공격수 세 명이 넓은 모양의 삼각형이라면 토트넘의 공격수 세 명은 크기가 훨씬 작은 모양이다. 간격을 좁게 서서 패스 플레이로 골을 넣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