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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_내_성폭력…여성연예인 인권이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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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계_내_성폭력…여성연예인 인권이 위태롭다

    (사진=자료사진

     

    #1. "감독과 제작자에게는 왜 책임을 묻지 않는가. 피해자의 동의 없이 피해자를 기만한 상태에서 피고인과 감독이 공범으로 피해자를 추행한 사건이다. 남자 배우에게는 감독의 디렉팅이 있어서 그걸 따랐다고 하더라도 미필적 고의란 말이 있었다. 분명히 이 남자배우 본인이 선택했고, 성인인데 이것이 잘못된 거고 어쨌든 성폭력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맞다. 거기에 감독과 제작자의 책임까지 물어야 하는 것이고." - 배우 김꽃비

    #2. "방송 출연할 때마다 옷차림을 신경 쓰게 되고, 조심하게 되고, 하려고 했던 말을 오히려 참게 되고, 그게 여성이라 당연시 되었던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커서 소송하는 몇 년 동안 가슴앓이를 많이 했다. 생각하고 책도 많이 읽고 주변분들 얘기를 들으면서 느낀 건, 이건 절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거다. 이 쪽에서 일한지 11년이 됐다. 이 쪽 분야에 있으면서 안타까운 게 성적으로 오픈된 걸 예술적인 기행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넌 배우야. 넌 벗을 수 있어'라고 얘기하고, 여기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거나 아니라고 하면 까탈스러운 아이, 다른 부류의 사람으로 분류해 버린다. 소위 말하는 예술계 종사하는 분들의 그런 마인드는 예술이 아니다. 통용될 수 없는 거다. 착각하지 말아 달라." - 배우 곽현화

    매년 3월 8일은 세계여성의날이다. 지난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그 뿌리다. 하지만 10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여성의 권리는 '혐오'라는 일그러진 사회 인식 앞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여성연예인도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는 여성연예인들에게 최소한의 인권과 안전망이 보장돼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앞서 소개한, 지난 1월 16일 열린 '긴급포럼 -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에서 나온 두 배우의 발언은 연예계에서 만연한 성폭력을 오롯이 증언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연세대 젠더연구소 손희정 연구원은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주제발표를 통해 "남성 카르텔은 여성 연기자를 전문적인 직업인으로 충분히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합의되지 않은 폭력에 직접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이런 식의 대상화와 무시에 기반한 기만적인 모의가 남성 스태프들 사이에 이뤄지면서도, 동시에 그런 폭력에도 '쿨'하게 반응하기를 '프로페셔널리즘'의 이름으로 여성 배우에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을 때에는 물론 '큰 돈 들어가는 프로젝트를 망쳐먹는 X년'이 된다"고 꼬집었다.

    ◇ "여성연예인들은 안전한 일터를 가질 권리가 있다"

    여전히 위태로운 여성연예인의 인권 실태를 알리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여성연예인 인권 지원센터'를 운영 중인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측은 "고 장자연 사건을 계기로, 반복돼 오던 연예계의 성접대 관행과 함께 여성연예인들이 처한 인권의 사각지대가 수면위로 드러났다"며 "여성연예인들은 연예계 데뷔, 캐스팅, 앨범 발표 등을 빌미로 술접대와 성접대를 요구받거나,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신체접촉을 포함한) 연기를 강요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폰서 맺어주기나 성형수술 등을 계약조건으로 내거는 기획사도 있다"며 "이렇게 계약이나 출연 등을 빌미로 압박하는 '갑'이 있다보니, 부당하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어렵고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여성연예인 인권 지원센터'는 여성연예인의 인권 침해에 대한 상담, 법률 자문·지원과 더불어 인권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여성연예인 인권지원가이드라인 브로셔 제작·배포 작업도 벌이고 있다.

    센터 측은 "여성연예인들에게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가이드라인을 2011년에 처음으로 배포했다"며 "여성연예인들이 부당한 행위에 노출되거나 항의하기 힘든 상황에서 처음으로 떠올릴 수 있는 매뉴얼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여성연예인들은 안전한 일터를 가질 권리가 있다. 그들에게 촬영장과 녹음실, 연습실은 노동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센터는 현재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가이드라인을 더 확대하고 급변하는 연예계 실태에 알맞게 수정해 재배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센터 측은 "연예계 종사는 화려하고 편한 일로 쉽게 취급받고는 한다. 굉장히 자유로워 보이기도 하는데, 특히 여성연예인일수록 그런 편견에 쉽게 노출된다"며 "그러나 여성연예인들은 성희롱과 성폭력, 부당한 요구 사이에서 갈등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맞닥뜨린다. 이런 현실은 잘 드러나지 않는데, 이들에게 항의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은 앞으로 연예계에서 일하게 될 예비 종사자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이드라인 내용을 담은 브로셔가 여성연예인은 물론 여성연예인 지망생들의 자유로운 노동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부당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문제제기 할 수 있는 힘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가이드라인은 각 대학의 연극영화과 등에 배포될 것이다. 여성연예인 인권 강의와 더불어, 앞으로 연예계에 종사할 여성들에게 든든한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가이드라인 후원은 '우리은행'(1005-801-822171,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등으로 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02-736-1366)에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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