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상담원으로 현장실습을 하다 숨진 특성화고 여고생 사건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가 7일 공동대책위를 꾸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임상훈기자)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다 숨진 홍수연(17) 양 사건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는 공동대책위를 꾸리고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홍 양이 일했던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인 엘비휴넷은 홍 양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사건 책임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관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 공동대책위, 진상 규명과 추모 활동전북을 비롯한 전국의 27개 사회단체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7일 전북 전주시 서노동송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LG유플러스 고객센터는 망자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비인격적 노동환경을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전북교육청은 철저한 진상파악과 함께 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에 대한 근본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노동부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드러나는 위법사항을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김정훈 전 전교조 위원장은 "우리는 책임을 묻기에 앞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고, 고양곤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본부장은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감정노동을 한 미성년자의 죽음이 교육청과 고용노동부, 사측과 경찰의 침묵 속에 40일이 지나서야 드러났다"고 개탄했으며, 박대성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파생된 죽음과 고통이 사라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은 진상규명 활동과 함께 법률지원단을 꾸려 홍 양의 산재 신청 등을 지원하고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앞에 추모공간을 운영하는 한편 추모 촛불집회와 1인 시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홍 양이 일했던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가 입주한 건물 앞에서 시민들이 추모 리본 을 달고 있다. (사진=임상훈기자)
◇ 고객센터, 안타깝지만 문제는 없어홍 양이 일하다 숨진 엘비휴넷은 안타까움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엘비휴넷 관계자는 "저희 나름대로 홍 양이 센터 생활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마음이 아프다"며 "향후에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양 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임금 문제와 목표 할당, 연장근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엘비휴넷과 특성화고, 홍 양이 서명한 현장실습협약서 상 매달 임금은 160만5000원이었지만 엿새 뒤 엘비휴넷과 홍 양이 따로 작성한 근로계약서상 임금은 수습 때는 120만 원 선, 수습 이후에는 130만 원 선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엘비휴넷 관계자는 "수당 등을 합하면 월급여가 160만원이 되는데 수습기간에는 이에 못미친다"며 "협약서에 '수습 3개월 이후 160만5000원'이라고 썼어야 하는데 표기상의 오류일 뿐 급여 문제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또 "연소자들은 6시 이후에는 일을 못 시키게 돼 있어 시키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수습들에게는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연장근무와 목표 할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동대책위는 “이 곳에서 일했거나 일한 상담원들의 증언은 엘비휴넷의 주장과 판이하게 다르다”며 “이미 증거인멸과 입막음 작업이 진행된만큼 관련 기관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