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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과 사회공헌…배우 윤제문이 풀어야 할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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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찰과 사회공헌…배우 윤제문이 풀어야 할 매듭

    배우 윤제문(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상습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 윤제문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다음달 13일 개봉하는 영화 '아빠는 딸'을 통해서다.

    윤제문은 지난 8일 서울 을지로에 있는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본 행사 직전 홀로 무대에 오른 그는 무척 긴장한 표정으로 여러 차례 깊숙이 고개를 숙였다.

    "제가 이렇게 오늘 여러분 앞에 서게 돼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여러분께 실망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영화를 위해 헌신해 온 스태프들과 여러 관계자들, 그리고 배우들에게 누를 끼치게 돼 정말 면목 없습니다. 그동안 많이 생각하고 깊이 반성했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그는 끝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며 "저의 잘못 잊지 않고 앞으로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윤제문은 지난해 8월 세 번째 음주운전 끝에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음주운전으로 지난 2010년에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2013년에도 벌금 2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뒤여서 사회적인 파장은 거셌다.

    세 번째 음주운전 사건이 불거졌을 무렵, 관객들은 두문불출하던 그의 모습을 영화 '덕혜옹주'에서 볼 수 있었다. 그나마 극중 윤제문의 역할이 악역이었기에 영화 흥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말이 영화계 안팎에서 들렸다.

    그런데 곧 개봉을 앞둔, 윤제문의 본격적인 복귀를 알리게 될 영화 '아빠는 딸'은 공교롭게도 코미디 장르다. 직장인 아빠(윤제문)와 고교생 딸(정소민)의 몸이 서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극중 캐릭터에 관객의 감정 이입을 요하는 영화 장르 특성상, 윤제문의 과오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간 폭넓은 배역을 소화해 온 베테랑 배우로서, 윤제문은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가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시종일관 경직되고 침울한 표정으로 함께 자리한 동료들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은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코미디 영화 제작보고회인 만큼, 동료들은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려 애썼다. 하지만 윤제문은 그럴 수 없었다.

    ◇ "이제 윤제문에게는 우리 사회와 업계, 동료들에게 큰 빚이 있다"

    영화 '아빠는 딸' 스틸컷(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윤제문은 이날 "저는 실제로 두 딸의 아버지다. 촬영을 하면서 제 딸들 생각도 많이 했고, 딸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도 이해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작년에 촬영을 했고 개봉을 오래 기다려 왔다"며 "여러 가지로 제가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열심히 찍었고 다 같이 웃으면서 밝게 찍은 작품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룹 포미닛 출신으로 이 영화가 데뷔작인 허가윤은 "첫 영화가 잘 돼 저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극중 고교생 역할을 맡아 호흡을 맞춘 또래 배우 정소민, 허가윤, 도희는 "춘천에서 촬영하면서 닭갈비 먹은 기억 밖에 안 난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 모든 것에서 자신의 과오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에 윤제문은 괴로웠을 것이다.

    결국 영화 '아빠는 딸' 측은 배우 윤제문을 받아 준 셈이 됐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형협 감독이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한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제작자의 의지가 빛을 발했던 영화다. 중간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제작자가 의지를 갖고 여기까지 끌고와 주셨고, 좋은 결과물을 내놓고 소개할 수 있게 됐다. 감사 드린다. 기대해 주신 분들에게 만족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앞으로 개봉일까지 이어질 이 영화의 시사회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진정 어린 모습으로 얽히고설킨 매듭을 풀어내야 하는 일은 오롯이 배우 윤제문의 과제가 됐다.

    문화평론가 하재근 씨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유명인들은 큰 주목을 받기 때문에 사회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됐다는 점을 자각하고, 그러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윤제문의 경우 엄청난 논란으로 자기뿐 아니라 운명을 같이 하는 작품에도 굉장히 큰 피해를 끼쳤다. 확실한 경각심을 갖고 음주운전뿐 아니라 문제가 될 만한 행위는 스스로 절제하는, 배우로서 성숙한 사람이 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배우 윤제문의 분명한 과오에도 불구하고 영화계가 그를 받아 준 것인데, 그런 점에서 윤제문에게는 우리 사회와 업계, 동료들에게 큰 빚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앞으로 봉사 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 팬들과 동료들에게 보답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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