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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퀴라소 섬의 '영웅과 아이들'에게 WBC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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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퀴라소 섬의 '영웅과 아이들'에게 WBC는 축제

    MLB 간판 유격수 시몬스 "어릴 때 함께 자란 선수들과 매순간 즐거워"

    네덜란드 야구 국가대표팀의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 (사진=황진환 기자)

     


    카리브해 연안에 위치한 섬 나라 퀴라소는 네덜란드 왕국에 속한 자치 국가로 '야구의 섬'이라 불린다. 어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또 자주 하는 놀이가 야구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할 환경이 조성돼 있다.

    퀴라소에 '아메리칸 드림'을 심어준 선수가 한명 있다. 바로 앤드류 존스 현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코치다.

    앤드류 존스 코치는 1996년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 당대 최정상급 중견수로 명성을 날렸다. 특히 클래스가 다른 수비력으로 유명했다. 무려 10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타격도 훌륭했다. 2005년에는 51홈런, 128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2,19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 434홈런, 1289타점을 올렸다.

    앤드류 존스는 퀴라소의 자랑이다. 지금 네덜란드 대표팀에 있는 수많은 퀴라소 섬 출신 선수들은 존스 코치를 롤 모델로 삼고 야구를 해왔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안드렐톤 시몬스는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현역 최정상급 수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유격수다. 그는 퀴라소 출신으로 어린 시절 존스 코치를 우상처럼 여겼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헨슬리 뮬렌 감독 역시 퀴라소 출신이다. 1989년부터 5년 연속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는 등 총 7시즌동안 메이저리거로 활약했다.

    시몬스는 8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뮬란 감독과 존스 코치를 TV로 보면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언젠가 그들과 같은 업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대표팀에 함께 있다는 것은 내게 꿈이 이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내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퀴라소 출신의 메이저리거는 많다. 지금 네덜란드 대표팀에도 수두룩 하다. 뉴욕 양키스의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 볼티모어의 2루수 조나단 스쿱, 텍사스의 주릭슨 프로파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팀에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현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손꼽히는 LA 다저스의 켄리 잰슨도 퀴라소 출신이다.

    시몬스는 "나와 함께 섬에서 자란 선수들과 한 팀에 있다. 그레고리우스와 스쿱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다. 프로파와도 연습경기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 대회가 더 재밌고 즐겁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는 항상 특별하다. 특히 함께 자란 선수들과 뛸 수 있어 보다 더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것 같다. 매순간 즐겁게 운동을 하고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고리우스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퀴라소로 이주해 유년기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개 구단의 유격수가 바로 퀴라소 출신인 것이다.

    특히 시몬스는 메이저리그 현역 최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는 유격수다.

    2012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한 시몬스는 풀타임 첫시즌인 2013년부터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그해 골드글러브 수상자 가운데 가장 수비력이 좋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플래티넘 글러브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퀴라소만의 특별한 비밀이 있을까. 시몬스는 "(야구장에) 잔디가 별로 없고 돌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더 빨리 움직여야만 했다. 많은 선수들이 어릴 때 축구도 함께 했는데 그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시몬스는 지난 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의 A조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타격도 잘했지만 수비를 더 잘했다. 빈틈이 없는 완벽한 수비를 선보였고 세차례 병살 플레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시몬스는 "병살 플레이를 해내면서 우리가 유리해질 수 있는 위치를 선점했다. 수비에서 노력할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며 선발 우규민에 대해서는 "언더핸드 투수의 공이 조금 치기 어렵지만 익숙해졌다. 한국 선발은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다. 몇차례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계속 치기 위해 노력했다. 연습경기 투구를 본 것도 도움이 됏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몬스는 고향 친구들과 함께 하는 WBC 우승과 월드시리즈 우승 중 어떤 것을 더 이루고 싶냐는 취재진의 짓궂은 질문에 "무엇이 됐든 우승을 하고 싶다"더니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함께 성장한 선수들과 한 팀에 있어 이번 대회가 정말 즐겁게 느껴진다"고 답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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