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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네덜란드-이스라엘에 배워야 할 '간절함, 그리고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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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네덜란드-이스라엘에 배워야 할 '간절함, 그리고 팀'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연장10회까지 접전 끝에 2대 1로 승리한 이스라엘 대표팀 선수들이 환호하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이 1라운드에서 막을 내리게 됐다. 실낱같은 희망을 기대했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은 WBC 역대 최악의 성적으로 탈락을 맛봤다.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네덜란드와 대만의 경기가 열렸다. 2패를 떠안은 한국은 대만의 승리를 간절히 바랐다. 만약 네덜란드가 대만에 지고 9일 이스라엘전에서 또다시 패배를 기록한다면 한국에도 2라운드 진출 희망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역시 강했다. 대만을 6-5로 제압하고 A조에서 이스라엘과 함께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1승 제물로 삼았던 이스라엘에 1-2로 패했다. 네덜란드전에서는 0-5 완패를 떠안았다. 4년 전 아픔을 되풀이한 한국이다.

    조 1순위로 2라운드에 진출할 것으로 평가됐던 한국을 잡아낸 이스라엘과 네덜란드. 두 국가는 어떻게 대회를 준비했고 어떻게 강팀으로 거듭났을까?

    ◇ 유대인으로 똘똘 뭉친 이스라엘…'원 팀'으로 단결

    이스라엘은 당초 한국, 네덜란드, 대만 등이 속한 A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됐다. 자국 프로리그를 갖추지 못했고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미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대다수였지만 전력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올해 WBC 역시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열린 예선에서 1위를 한 결과 본선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대회를 앞두고 ESPN이 선정한 WBC 파워랭킹에서 16개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그들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제리 웨인스타인 감독도 "우리는 저평가됐다기 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을 것일 뿐이다"라며 "약체로 분류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다. 우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독의 말대로 이스라엘은 전혀 약하지 않았다. 강력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한국의 타선을 잠재웠고 화끈한 타격으로 대만까지 제압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도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데 크게 작용했다. 이스라엘 선수 대부분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 중 한 명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대표팀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은 '원 팀'으로 단결했다.

    투수 슬로모 리페츠는 "우리만의 아이덴티티가 있다. 그것이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했고 유대인으로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스라엘을 대표해 경기에 나서는 것은 최고의 기분이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한국은 이스라엘 분석에도 실패했다. 당초 1승 제물이 될 전력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국이 좋은 먹잇감이 됐다.

    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서울라운드’ 한국과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5대0 으로 승리한 네덜란드 대표팀이 환호하는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

     

    ◇ 네덜란드, 출신은 달라도 우리는 하나

    네덜란드는 2013 WBC에서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키며 돌풍의 팀으로 떠올랐다. 조별예선에서 한국에 0-5 패배를 안기며 탈락으로 내몰았던 것도 네덜란드였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더 강해져서 WBC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단을 살펴보면 우승 후보로 손꼽히기에도 손색이 없다. 특히 메이저리거로 꾸려진 내야는 철벽 그 자체였다.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는 2013년부터 2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었다. 수비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나단 스쿱(2루수)과 호흡도 환상적이다. 3루수 잰더 보가츠도 내야 수비에 힘을 보탰다.

    KBO 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는 릭 밴덴헐크도 여전히 강력했다. 밴덴헐크는 한국전에 선발 투수로 나와 4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디호마르 마르크벌(2이닝)-스하이론 마르티스(1이닝)-톰 스타위프베르헌(1이닝)-룩 판밀(1이닝) 등도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네덜란드는 본토와 네덜란드령 섬인 퀴라소, 아루바 출신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뤘다. 헨슬리 뮬렌 감독은 이들을 하나로 묶는 데 중점을 뒀다. 뮬렌 감독은 "서로 다른 곳에서 왔기 때문에 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며 "선수들에게 함께 영화를 보고 가족같이 대하라고 주문했다. 하나의 팀으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플레이하면 팀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보가츠는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가면서 강력한 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감독의 바람대로 네덜란드 선수들은 하나로 뭉쳤고 2013 WBC 4강 신화를 뛰어넘는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는 간절함과 팀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가득했다. 한국에는 없던 것을 갖추고 있었던 두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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