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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방망이 만만찮네' 韓 마지막 자존심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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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방망이 만만찮네' 韓 마지막 자존심 지킬까

    WBC 한국대표팀 이대호가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이스라엘과의 경기 4회말 타격 후 타구를 보며 전력질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네덜란드 야구 대표팀의 헨슬리 뮬렌 감독은 한국과 대만을 모두 상대한 뒤 "한국 타자들보다 대만 타자들의 스윙이 더 좋았다"고 평가했다.

    기록이 입증한다. 대만은 이스라엘에게 7-15로, 네덜란드에 5-6으로 패해 탈락이 확정됐지만 2경기동안 12득점을 뽑으며 만만치 않은 화력을 자랑했다. 이번 대회 팀 타율은 0.301이다.

    대만은 이스라엘전에서 패색이 짙은 9회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4점을 뽑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자신김은 네덜란드전으로 이어졌다. 네덜란드가 선제점을 뽑자 곧바로 역전했고 네덜란드가 스코어를 뒤집자 또 한번 역전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만은 8회말 수비 전까지 네덜란드에 5-4로 앞서있었다.

    반면, 한국은 이스라엘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총 19이닝 공격을 펼쳐 1득점에 그쳤다. 대회 팀 타율은 0.203에 불과하다.

    침체된 타선이 또 한번 침묵한다면 대만을 상대로도 고전을 면할 길이 없다.

    대만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말린스에서 뛰고있는 주축 투수 천관위를 선발로 예고했다. 좌완 에이스 천관위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조별예선에서 한국을 상대로 4⅓이닝동안 탈삼진 5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스라엘전에 등판해 2⅔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대만은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궈 타이위안 대만 감독은 8일 네덜란드전 패배 후 "우리의 궁긍적인 목표는 승리다. 아직 포기한다고, 끝났다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네덜란드전에서 각각 57개, 51개의 공을 뿌린 쑝자하오와 쟝샤오칭을 제외한 나머지 대만 투수들은 한국전 출전이 가능하다.

    대만은 이스라엘전에서 다소 미숙한 수비 장면을 여러차례 연출했다. 그러나 네덜란드전에서는 수비의 빈틈이 없었다. 세차례나 병살 플레이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 대만 투수들 다수는 시속 15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렸다. 지금까지 치른 경기들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한국 마운드보다 구속이 떨어지는 팀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 좌완투수 양현종을 대만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양현종은 2009년 한일 챔피언십,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 3번의 국제대회에서 총 5차례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08로 잘 던졌다.

    WBC 한국대표팀 오승환이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서울라운드' 개막전 이스라엘과의 경기 전 그라운드에 등장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한국도 마운드 총력전이 가능하다. 1,2차전 선발투수 장원준과 우규민을 제외한 모든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고 8일 하루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1,2차전에 등판했던 차우찬과 원종현도 등판할 수 있다. 이스라엘전에서 가치를 입증한 오승환을 언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관건은 방망이다. 지난 2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타자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안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각보다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제 한국에게 '다음 경기'는 없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대호, 김태균 등 중심타선의 부활이 절실하다.

    9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국과 대만의 A조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팀에게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WBC 1라운드 각조 최하위 팀은 2021년 대회를 앞두고 예선 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그동안 좋은 성적(1회 4강, 2회 준우승)을 거뒀거나 최소 조 최하위를 면했던(3회 조 3위) 한국은 예선 라운드를 치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대만에게 진다면 2021년 5회 대회를 앞두고 1년 먼저 대표팀을 소집해 예선 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KBO 리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야구 강국이라는 자부심과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남기게 된다. 대만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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