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북한대학원대 총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9일 사드(THAAD) 배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마지막 카드가 완전히 던져진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순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사드 배치를 둘러싼 상황에 대해 한반도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사드 배치에 차질이 생기면 미국이 중국에 밀린다는 굉장한 상징적 의미가 있다. 중국도 사드 배치를 용인하면 미국에 목이 졸리는 상태에서 살 수 밖에 없다는 시그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반발하는 이유에 대해 사드의 X밴드레이더로 중국 감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자기 집 대문 앞에 바로 CCTV를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레이더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현장에 배치하는 것은 시간 조정을 하고, 중국에 대해 북한에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 정도를 받아내라고 요구할 수 있다"며 "이후 우리가 건설적인 선순환 조치를 하겠다고 말할 수 있다"며 방향을 제시했다.
송 전 장관은 "(우리 정부가) 미국과 중국에게 각각 명분을 주어야 한다"면서 사드 배치의 명분이 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미국이 갖고 있는 카드를 동원해 북핵을 중지시키도록 하고, 지금까지 충분한 역할을 하지 않았던 중국을 참여시켜 한국과 미국, 북한과 중국 이렇게 네 나라가 모여 풀어나가는 틀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드 배치를 둘러싼 정치권의 태도에 대해서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대선주자들 중 일부는 선거를 앞두고 표를 계산해서 그런지 아주 모순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의 계절에는 바보같은 결정을 많이 한다. 집권을 하겠다면 보다 입장을 분명히 해야 우리 국민 뿐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더 당당하게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