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수년간 엄청난 기세로 커 온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성장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은 낮고 중저가폰 수익성이 악화하는 탓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폰 라인업을 강화하지 않으면 시장 영향력이나 수익성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추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조사한 지난해 스마트폰 시리즈별 출하량(판매량)을 보면, 상위권에 랭크된 제품 중 많은 수가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브랜드의 중저가폰이었다.
화웨이의 아너 시리즈는 7220만대로 3위,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는 6570만대로 4위, 오포의 R 시리즈는 3840만대로 6위, 비보의 X 시리즈는 3370만대로 7위, 비보의 Y 시리즈는 2560만대로 8위 등이었다.
비보의 X플레이6 등 일부 제품은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지만, 대부분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매력인 30만∼60만원대 중저가 제품이다.
화웨이는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가격이 약 80만원인 P10을 공개하며 프리미엄폰 라인업 강화에 나섰으나,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비교적 비싼 메이트 시리즈 비중도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말 아시아·태평양 지역 1위 제조사로 급부상한 오포 역시 조만간 출시하는 파인드9과 같은 프리미엄폰보다는 R9s 등 디자인과 카메라에 중점을 둔 보급형폰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한때 '좁쌀의 반란'으로 돌풍을 일으킨 샤오미의 레드미(紅米) 시리즈는 4640만대로 5위를 차지했는데, 모든 제품에 이 이름을 사용해 가격대별 판매 비중을 알기 어렵다.
이번 SA 조사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는 3억850만대로 단연 1위를 차지했고, 애플 아이폰 시리즈는 2억1540만대로 그 다음이었다.
여기서 갤럭시 시리즈는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중저가폰인 갤럭시A와 갤럭시J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전체 판매량만 봐서는 가격대별 판매 전략을 가늠하기 어렵다.
아이폰 시리즈에도 간판 제품인 아이폰 보통 모델과 플러스 모델, 가격이 조금 저렴한 아이폰SE가 모두 포함됐다.
올해 스마트폰 주요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보고서에서 "올해 스마트폰 주요 부품 가격이 올라 생산 비용을 통제하고 건전한 이윤을 유지하려는 제조사들의 능력에 충격을 주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특히 "가성비 전략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중국 브랜드의 전략은 올해 덜 효과적일 것"이라며 "'저렴한 프리미엄폰'을 팔아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고 해도 이윤을 깎아 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과 낸드 플래시, 디스플레이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들의 주력 제품은 중저가폰"이라며 "프리미엄폰 시장 장악은 당분간 어려운 상황에서 중저가폰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사면초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