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홍완선(61)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홍 전 본부장 측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합병에 대해 반대를 하거나 합병 비율에 대해 조정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또 파견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하는 것에 대해 특검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법에는 공소유지에 대한 권한을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에게만 인정한다"며 "특별검사가 공소유지권한을 파견검사에게 위임해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법률 위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공소유지권한을 사법경찰관에게 위임해서 참여하게 하는 것은 절차 위반이 되는 것과 같다"면서 "여기에도 이런 문제점이 있지 않은가 생각돼서 의견을 말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문형표 전 장관의 방금 전 사건에서도 변호인이 같은 제기가 있어서 쌍방의 의견을 들었다"며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겠지만 가급적 특검보가 사건을 진행해 달라"고 밝혔다.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 등 두 사건의 병합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 전 본부장 측은 국민참여재판에 대해서는 희망하지 않았다.
이날 홍 전 본부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공판준비절차는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 2015년 7월 당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삼성그룹 대주주에게 8549억 원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국민연금공단에 1388억 원의 손해를 가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홍 전 본부장에 대한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2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