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막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안점순 할머니. (사진=수원시 제공)
일본압력으로 무산된 독일 '평화의 소녀상'이 드디어 세워졌다.
수원시는 수원시민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평화의 소녀상'이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후 3시(현지시각) 독일 레겐스부르크시 인근 비젠트에 세워졌다고 9일 밝혔다.
독일에 들어선 평화의 소녀상은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등에 이어 유럽에서는 처음이다.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곳은 독일 프랑크푸르크에서 343㎞ 떨어진 남부 바이에른주(州) 레겐스부르크 인근 비젠트 '네팔-히말리야 파빌리온용(Nepal-Himalaya-Pavillon) 공원'.
이날 제막행사에는 14세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안점순 할머니도 동행했고 수원추진위 관계자들과 독일추진위 관계자와 현지교민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세계 여성의 날' 109주년에 맞춰 제막식을 연 것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가 담았고, 전 세계 여성 성폭력 피해자와 인권 침해에 반대하는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몸이 불편한 가운데에도 제막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서 독일까지 온 안점순 할머니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할 말이 없다"며 "고맙다. 앞으로 험한 세상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해 제막식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날 제막식에서는 풍물굿패 '삶터'가 위안부 희생자와 전쟁으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의 혼을 불러 모으는 '산천거리'를 진행하고, 춤꾼 김미선 씨가 살풀이 공연을 선보였다.
독일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하기까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9월 수원시 자매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와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합의했으나 일본측의 거센 반대로 건립이 무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시와 수원추진위, 독일추진위와 현지 한인단체 등 공동노력으로 소녀상이 빛을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