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 제막식이 9일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진행됐다. 김선도 원로 목사(중앙 좌측),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중앙 우측) 등 제막식 순서자들이 기념촬영에 나서고 있다.
‘한국 공군의 대부’, ‘한국 전쟁 고아의 아버지’로 불린 딘 헤스 대령(Dean E. Hess, 2015년 별세)의 공적기념비 제막식이 9일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진행됐다.
6.25 전쟁에 참전한 미 공군 조종사이자 목사였던 딘 헤스 대령은 1950년 12월 중공군의 개입으로 전세가 기울자 러셀 브레이즈델 군목(Rusell Blaisdell, 2007년 별세)을 도와 서울에 남아있는 전쟁 고아 1,059명을 제주도로 운송하는 ‘유모차 운송 작전’을 수행했다.
제주도에서 한국 공군 전투조종사 양성에 힘쓰며 200여 회가 넘는 비행을 한 딘 헤스 대령은 C-54기 15대와 C-47 1대를 이용해 전쟁 고아들을 제주도로 안전하게 수송하는 데 기여했다.
딘 헤스 대령의 고아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아들을 위한 보육시설 마련과 생필품 지원, 고아 후원 모금 활동을 펼쳤고, 휴전 후 20여 년 동안 지속됐다.
1950년 12월 C-54기를 통해 제주도에 전쟁 고아들을 내려주고 있는 모습. 러셀 블레이즈 군목(좌)과 딘 헤스 대령(우) 모습.
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 제막식에는 정경두 공군참모총장, 딘 헤스 대령 장남 래리 헤스, 손자 로버트 헤스,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 김정석 광림교회 담임목사, 마크 네퍼 주한 미국 대사 대리, 토마스 버거슨 주한 미 7공군사령관 등이 참석해 딘 헤스 대령의 희생정신을 추모했다.
또, 6.25 전쟁 당시 전쟁 고아였던 곽해오 선생 등 4명이 딘 헤스 대령을 회고하며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딘 헤스 대령의 장남 래리 헤스는 인사말에서 “아버지는 예수님과 같이 그 마음 속에 어린이들이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며, “개인적인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어린이들 위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셨다.”고 전했다.
딘 헤스 대령 유족 대표로 장남 래리 헤스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 광림교회, 기독교 정신 담은 딘 헤스 공적기념비에 1억 후원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 건립이 있기 까지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담임목사)의 역할이 컸다. 공군역사단은 딘 헤스 대령이 2015년 3월 별세하자 공적 기념비 건립을 계획했고, 군선교 활동에 관심이 많은 광림교회가 1억 원을 쾌척했다. 기념비 제막식에는 새벽기도를 마친 교인 30여 명이 동행하기도 했다.
공군 군목 출신으로 생전에 딘 헤스 대령과의 만난 일화를 소개한 김선도 원로 목사는 “딘 헤스 대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념하는 일에 기쁜 마음으로 교인들과 함께 동참했다”며, 딘 헤스 대령 유족에게 감사의 메달을 전했다.
김정석 목사는 “딘 헤스 대령의 기독교정신, 희생정신은 우리가 배워야 한다.”며,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애썼던 분의 공적비 제작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 화강암재질의 기념비는 목회자이자 참전용사였던 딘 헤스 대령의 고아 사랑과 조종사로서의 용맹함을 표현했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내에 세워진 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는 딘 헤스 대령의 유언을 따라 제주도에서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어간 전쟁 고아 300여 명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화강암재질의 기념비는 가로 12.35m, 세로 7.95m, 높이 4.85m의 규모로 제작됐다. 기념비에는 미 공군 수송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전쟁 고아들의 모습을 표현한 중앙의 탑을 중심으로 좌측에 딘 헤스 대령과 러셀 블레이즈델 군목, 황온순 한국보육원 원장, 계원철 공군군의관 등 공로자들이 전쟁고아들을 돌보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우측에는 6.25 전쟁에 참전한 딘 헤스 대령이 ‘신념의 조인(믿음의 비행)’이라는 문구를 새긴 F-51무스탕 18호기를 타고 공중 전투에 나선 모습을 사실적으로 부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