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유희열과 하하가 '뜨거운 안녕'을 부르고 있는 모습 (사진='말하는대로' 캡처)
말로 하는 버스킹 JTBC '말하는대로'가 24회를 마지막으로 시즌1을 종료했다.
8일 방송된 '말하는대로'에서는 시즌1의 마지막 버스킹이 서울 강남역 광장에서 펼쳐졌다. '아덴만 영웅' 아주대학교 외과의 이국종, 역사가 심용환, 배우 박진주가 마지막 버스커로 나섰다.
2011년 아덴만 작전에서 헬기 이송으로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외과의사 이국종은 MBC '골든타임, SBS '낭만닥터 김사부'의 모델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MC 유희열이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헬기로 환자를 이송하는 장면이 이국종을 오마주한 장면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헬기는 1년에 200번 정도 탄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외상 외과 의사로서 트레이닝 받을 때 저를 가르쳤던 교수님이 이런 얘기를 했다. '환자에게 가까이 가면 갈수록 환자가 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것이 우리 외상센터의 모토이기도 하다"고 밝혀 유희열, 하하 두 MC뿐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했다.
'헌법의 상상력'과 '심용환의 역사 토크' 등 최근 낸 저서로 주목받고 있는 역사가 심용환은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버스킹을 진행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폄하하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 학자들이 발굴한 군 문서, 당시 일본 군인들의 회고록, 실제 치욕을 당한 할머니들의 증언이 '명백한 증거'라고 반박했다.
"여성인권문제'였다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고 강조한 심용환은 "보상보다는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에 대해 사회가 끊임없이 들어주고 아픔을 덜어낼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 '써니'와 드라마 '질투의 화신' 등에서 눈도장을 찍은 배우 박진주는 그동안 '긍정적인 소녀 연기'를 하면서 여태까지 살아왔다고 고백해 청중들을 놀라게 했다.
박진주는 "사실 제가 천성이 긍정적인 게 아니라, 내가 아프기 싫고 상처받기 싫어서 자기방어를 하고 있었다"면서 "스스로를 연구해서 자신을 예뻐해 주면 좋겠다.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말하는대로'에서 찰떡 궁합을 보여준 MC 유희열과 하하는 이날 마지막 방송에서 '뜨거운 안녕'을 열창해 눈길을 끌었다. MC 유희열과 하하는 노래에 앞서 이게 시즌1의 마지막 방송임을 알렸다. 아쉬움을 표하는 시민들의 반응에 하하는 "시즌12까지 계약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 버스커들의 진솔한 소통으로 사랑받은 '말하는대로'
지난 8일 24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 JTBC 예능 '말하는대로' (사진=JTBC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9월 21일 첫 방송된 '말하는대로'에는 60명의 버스커와 2123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노래, 춤, 연주, 퍼포먼스와 같은 '화려함'은 없었지만 버스커들의 진솔한 '말맛'이 있었던 '말하는대로'는 2~3%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안착했다.
지난달 8일 안희정 충남도지사, 개그맨 김영철, 배우 손병호가 나온 방송분은 3.9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꼽은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뉴미디어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방심위 측은 "대본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내며 시민들과 공감대를 이루는 새로운 포맷의 토크쇼”라며 참신한 기획력을 높이 평가했다.
'말하는대로'는 또한 개성있는 버스커들을 대중 앞에 '발굴'해 내는 성과도 올렸다. '소수의견', '디 마이너스' 등의 작품을 쓴 손아람 작가는 2회에 출연, '남녀 불평등이 연애하기 어려운 사회를 만든다'는 주제로 버스킹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좋은 친구를 사귀면 연설문을 안 써도 된다"거나 "5%면 내려와" 등의 촌철살인 대사로 독한 시국 버스킹을 선보인 유병재 역시 '말하는대로'에서 그 입담이 재조명된 스타 중 하나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프로그램 특성 때문인지, '민심' 읽기에 집중해야 하는 정치인들도 여럿 얼굴을 비쳤다. 대선에 출마한 이재명 성남시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출연했다.
"벚꽃으로 올게, 여름비로 내릴게"라는 tvN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한 '말하는대로'의 시즌2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