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자료사진)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송구영신(送舊迎新)' 대신 '송박영신(送朴迎新 ·박근혜 대통령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자)'이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국민들이 2016년 묵은 한 해와 현정권의 실정을 함께 떠나보내자는 촉구였다.
야권의 파상공세도 거셌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광장의 분노를 현장에서 함께 체득하며 박 대통령의 실정을 거세게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2016년 마지막을 전북 전주에서 시민들과 함께 보낸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칙과 특권으로 쌓아올린 기득권의 탑은 무너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표결된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면) 다음은 혁명밖에 없다"는 강경 발언을 쏟아내 보수층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지만 이후 수위조절을 해가며 탄핵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탄핵 절차 지연과 기각에 갖가지 노력을 하는 정권연장 세력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다"(2월9일), "저의 법상식, 국민들의 법감정으로 보면 탄핵 사유가 차고 넘쳐 기각은 상상하기 어렵다"(2월25일), "3·1 만세 시위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는 것이고 지금 촛불집회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것이다"(3월1일)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3%대 지지율로 주목받지 못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부터 탄핵당했고, 정치적 민심으로부터도 탄핵당했다"며 날을 세웠다.
안 지사는 같은 달 2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반성하길 바란다.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의 실망과 분노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한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하야를 촉구하기도 했다.
"기각을 상정했을 때 국민의 상실감을 생각하면 헌재의 판결을 존중하겠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2월22일), "국민 80~90%의 탄핵 요구는 그 자체가 헌법이다"(2월26일), "대통령에 대한 형사처벌을 정치적으로 타협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3월2일) 등 탄핵과 형사처벌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촛불집회 현장을 누비며 박 대통령 탄핵 이슈를 가장 먼저 선점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일명 '사이다 발언'으로 큰 지지를 받았다.
이 시장은 박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이 본격적인 장외 여론전을 펼치던 지난달 12일 "기각 시 승복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며 "헌재가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결론을 내린다면 헌재에 승복할 게 아니라 헌재도 퇴진 투쟁해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 시장은 "지금도 80% 가까운 국민이 원하는데 머슴인 헌재가 주인의 의사와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없다"며 '친박 집회'의 반격 차단에 나서기도 했다.
"수천만 국민이 눈물을 삼키며 기다려 온 탄핵을 완성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된다"(2월9일), "헌법 조문에만 존재하는 민주공화국이 아닌 실질적인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민주공화국을 완성해야 한다"(3월1일)며 탄핵 인용을 가장 적극적으로 촉구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사진=자료사진)
이 시장과 함께 박근혜 탄핵 이슈를 선도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우리는 지금 위대한 역사를 쓰고 있다. 헌법과 법률을 파괴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국민들은 비폭력 평화혁명으로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힘을 실었다.
박영수 특검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던 지난 6일에는 "박 대통령은 국민 앞에 약속한 검찰과 특검 수사를 모두 거부하며 법 위에 군림했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신속하게 수사를 해야하고 만약 불응한다면 강제수사라도 해야 한다"며 공세를 높였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도 지난달 26일 "박 대통령 변호인단과 이를 옹호하는 정치 세력들은 극우 편향적이고 수구꼴통적 사고를 갖고 있다. 집단 광기의 발동"이라며 탄핵 기각 움직임을 맹비난했다.
김평우·서석구 등 대통령 대리인단이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결코 승복해선 안 된다",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 길이 피와 눈물로 덮일 것"이라고 선동한 것을 정면으로 받아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