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정병국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10일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 대표는 이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 후 열린 비상의총에서 "이제 바른정당 초대 당 대표로서의 제 소임은 다 한듯 하다. 당세 확장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과 분당, 창당하는 과정까지가 바로 제 소임이었다. 최선을 다 했고, 후회는 없다. 새로운 인물에 의한 새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이 같이 선언했다.
정 대표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정의와 헌법을 지키기 위해 탄핵을 주도했다. 어렵지만 함께한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여있다"며 "패권주의와 지역주의를 배격하고 87년 체제를 극복하는 개헌을 이끌어내는 정치개혁을 완수해야 하지만, 아직 국민의 마음을 다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대표는 이어 "큰 역량이 필요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한다"며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바른정당이 보수의 적통으로서 중심을 잡고 나아가려면 국민 대통합을 이끌어야 하고, 또 우리와 같이하는 세력을 모아야 한다"며 "대표라는 자리를 벗어났을 때 그런 공간이 생긴다고 본다"고 했다.
갑작스런 사퇴 선언에 의총장은 잠시 술렁였다. 그러자 정 대표는 "죄송하다. 사전에 말씀을 못 드렸다"며 "제 진정한 뜻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발언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