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보라매 공원에서 시민들이 포켓몬고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올해 1월 말 한국에 출시된 모바일 위치기반(LBS) 게임 포켓몬고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는 신작이라고 부르긴 어렵다.
북미 기준으로 발매된 지 8개월이 훌쩍 넘어 게임을 다채롭게 만드는 업데이트 조처로 장기 흥행의 토대를 다져야 할 시기다.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앤틱은 지금의 포켓몬고가 원래 생각했던 게임 아이디어의 10%가량만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작년까지 자금이 빠듯한 스타트업이었던 나이앤틱으로서는 일단 수익 확보와 시장 선점을 위해 뼈대 수준의 게임을 먼저 선보이고 추후 업데이트로 살을 붙여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나이앤틱은 지난달 17일 첫 대규모 업데이트로 새 포켓몬(게임의 주인공인 귀여운 괴물) 80여종을 추가했지만, 게임의 플레이 체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포켓몬고를 '스테디셀러'로 진화시킬 다음 카드는 뭘까?
11일 외신에 따르면 나이앤틱의 존 행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 연사로 출연해 포켓몬고에 대해 올해 세 차례의 대형 업데이트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행키 CEO는 세 업데이트 중 첫 번째에 관해서만 입을 연 상태다. 그는 지난 3일 와이어드 독일판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올해 첫 업데이트에서 체육관(플레이어들이 대전할 수 있는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고칠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플레이어와의 협업은 중요한 재미의 원천"이라며 "현재 체육관은 이런 협업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팀워크를 강화하고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동기 요인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행키 CEO는 올해의 다른 두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와이어드 독일판은 이 둘이 '사용자 간 대전'(PvP)과 '포켓몬 교환'(trading)일 공산이 크다고 관측했다.
현재 포켓몬고는 체육관에서 포켓몬 결투를 하는 것 외에는 다른 플레이어와 어울릴 일이 없다. 반면 사용자 대전과 포켓몬 교환은 본격적으로 타인과 경기를 벌이고 육성하는 포켓몬을 주고받을 수 있어 '함께 하는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뮤츠'(Mewtwo)처럼 매우 강력한 캐릭터인 '전설의 포켓몬'들을 게임에 추가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행키 CEO는 "그렇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포켓몬고는 전 세계에서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6억5000만 건에 달하고 글로벌 매출은 매출 7개월만인 지난달 10억 달러(약 1조1465억 원)를 넘겨 현존 모바일 게임 중 가장 빨리 10억 달러 고지를 밟았다.
10억 달러는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최정상급 매출을 상징하는 숫자로, 작년 세계에서 연 매출 기준으로 10억 달러를 넘긴 게임은 3개에 불과했다.
한국에서는 올해 1월24일 뒤늦게 발매됐지만 겨울 한파에도 발매 첫주의 주간 실사용자수(WAU)가 안드로이드폰 기준 698만 명을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고는 이후 초기 열기가 식으며 지난달 27일∼이달 5일에는 안드로이폰 WAU가 427만9000여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게임 업계에서는 포켓몬고가 국내에서 수백만 명 수준의 충성도 있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업데이트를 계기로 인기가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