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및 관계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은 오는 3월 31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다고 12일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여당 지위를 박탈당한 한국당 입장에선 '상처'를 추스르고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의결 과정에서 이탈한 바른정당 소속 대권주자들도 ‘통합’ 행보를 이어가며 대권을 향한 보폭을 넓혔다.
◇ 한국당, 황교안‧홍준표 ‘경선 참여’ 배려당 선거관리위원장인 김광림 의원은 이날 당사 브리핑 대선 후보 선출 일정과 방식을 공개했다. 일단 후보 등록은 13일 오전 9시부터 15일 오후 3시까지 접수받는다.
경선 방식은 100%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했다. 당초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20%만 반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율을 대폭 늘린 셈이다. 당 조직을 친박계가 당악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일반 국민의 신망이 높은 인물을 선택하려는 ‘외연 확장’ 전략이 깔려 있다.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경남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대신 책임당원의 여론조사 참여 비율을 일정부분 반영했다. 전체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하는 예비경선의 경우 3월 17일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책임당원 70%, 일반국민 30%의 비율로 치르도록 했다.
이어 3월 19일부터 전국 순회 토론회를 개최한 뒤 3월 31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지명하는 방식이다. 최종 여론조사는 책임당원 50%, 일반국민 50%의 비율로 참여시켜 외부 인사의 경선 참여 문턱을 더 낮췄다.
특히 전당대회 직전 최종 여론조사 때까지 ‘참여’을 선언하면 경선에 포함시키는 '특례' 규정을 뒀다. 오는 15일로 촉박한 후보 등록 마감까지 출마 여부를 확정하기 힘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규정은 예비경선으로 다수가 컷-오프된 뒤인 3월말 경선 참여를 가능하게 한 것으로 '형평성', '특혜' 등의 논란이 예상된다. 현직 공직자인 황 대행의 사퇴 시한은 4월 9일이다. 김 의원은 "특정 인물을 배려한 규정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황 대행과 함께 2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홍준표 경남지사의 당원권 정지 규제도 이날 해제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비상대책위원회는 홍 지사의 ‘당원권 정지’ 규제를 대법원 판결 때까지 정지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앞서 지난 2015년 7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뇌물을 받은 것으로 적시돼 검찰에 기소된 뒤 당원권이 정지됐었다. 최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 일각에선 "황 대행은 내년 서울시장, 홍 지사는 올해 대선 출마로 교통정리가 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지도부는 두 사람 모두 경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범(凡)보수 쟨 걸음…유승민 '통합'‧남경필 '연정'‧김종인 '제3지대'한국당과 보수 적통 경쟁이 불가피한 바른정당 대선주자들도 탄핵 후 통합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유승민 의원은 1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를 예방한 뒤 예배를 드렸다. 유 의원은 예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목사님과 정치권 종교지도자가 나서 분열과 혼란을 막자, 화해와 통합을 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도 기독교가 대통합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바른정당 입당을 타진 중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통합을 위한 대연정토론회'를 제안했다. 이들은 "미래를 위한 협치와 연정의 정신에 동의하는 모든 대선주자와 정치인, 정파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바른정당과 한국당 등 범(凡)보수 진영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국당 나경원 의원과 오찬 회동을 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유 의원과 남 지사, 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 등을 차례로 만나며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한 ‘반(反)문재인’ 연대 구축을 위해 제3지대론을 설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