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전직 신분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이르면 이번주부터 본격화된다. 청와대 압수수색, 계좌추적, 출국금지 등 검찰이 강제수사 방안을 동원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12일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면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해 검찰수사 방식과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검찰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넘겨 받은 10만페이지 분량의 수사기록 검토 마무리 수순을 밟으면서 이번주 수사를 개시하는 방안을 막판 고심 중이다.
내부적으로 업무분장은 모두 마쳐 형사8부(한웅재 부장검사),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 첨수2부(이근수 부장검사)에 포진한 검사와 수사관들도 수사 채비를 갖추는 모습이다.
특히 형사8부는 박 전 대통령 관련, 특수1부는 CJ·SK·롯데 등 대기업, 첨수2부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수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장 청와대 압수수색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의 준비가 모두 끝나 전날 오후 거처를 옮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 방침'을 결정할 경우, 검찰의 수사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특수수사 유경험자들이 말하는 소위 수사의 'ABC' 가운데 A, 가장 기본이 압수수색이다.
수사 절차를 따지더라도 추가적인 물증 확보를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은 '범죄가 이뤄진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이다.
만약 청와대 압수수색을 하기로 결정할 경우 그 시기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특수본 1기 때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문 앞에서 전달해주는 것만 받아오는 데 그쳐야 했고, 특검도 압수수색을 거부한 청와대를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냈으나 각하된 전례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특수본 1기 때 이미 필요성이 인정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는 동시에 청와대 압수수색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주인'이나 '실세'들이 사라진 청와대에 남은 공무원들이 다른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청와대 압수수색을 고려하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하거나 계좌추적 등 다른 수사 방식들도 고려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경호 등을 제외하고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없게 됐고 이미 입건까지 된 피의자 신분이기 때문에 원활한 조사를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치들이기 때문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지금 선택의 여지나 퇴로가 없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수사하지 않으면 검찰이 욕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때 대통령이었다 하더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종전 수사 대응 방식이나 태도로 수사를 피하는 것도 쉽지않게 됐다.
현직 신분일 때는 검찰과 특검의 소환 통보에 모두 불응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았지만, 파면됐기 때문에 체포·구속수사를 일방적으로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사들은 사석에서 흔히 "혐의가 확실하고 수사가 상당히 진행돼 있는 상황이라면, 피의자가 구형이라도 적게 받기 위해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인을 통해 검찰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했고,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뒤집고 검찰과 특검 조사에 모두 불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