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중국 경쟁업체처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채권단은 인수자금을 컨소시엄이 아니라 개인자격으로 마련해야한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반면, 금호그룹측은 "컨소시업 구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치며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계열사나 제3자를 금호타이어 주식 인수자로 지정해 컨소시엄 형태로 인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2일 산업은행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컨소시엄을 통해 인수전에 나선 것처럼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컨소시엄을 통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블스타는 지난 1월 본 입찰에서 9549억 8100만 원을 인수 금액으로 제시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채권단은 13일 더블스타와 주식매매 계약을 맺은 뒤 박 회장에게 이 금액 이상으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묻는 절차를 밟는다.
박 회장이 한 달 내 우선매수권 행사 의사를 밝히면 인수를 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더블스타가 인수하게 된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행사 결정만이 변수가 되는 구도였지만, 이번에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자금 조달 방안을 채권단에 요청함에 따라 인수전에 새 변수가 생겼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자금 조달 방안을 요청한 것은 개인자격으로 돈을 마련하는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국 박 회장의 요청에 대해 채권단 측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금호타이어 인수의 향방을 가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은 다만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박 회장에게 개인자격으로 부여한 것은 지난 2010년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개시 당시 정한 것인 만큼 지금에 와서 바꾸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