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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27회 참석자 "꺼지지 않는 촛불되고 싶었다"

사회 일반

    촛불 127회 참석자 "꺼지지 않는 촛불되고 싶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민주 (촛불집회 127회 참여 시민)

     

    지난 가을, 겨울 내내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집회가 지난 토요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누적 인원만 1600만 명이죠. 평범한 시민들이 주인공이 돼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 국민 주권주의가 뭔지를 보여준 기적이다.’ 이거는 우리 자평뿐 아니라 외신들도 일제히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기적의 주인공 1600만 명 중에 한 분을 초대했습니다. 바로 촛불집회에 최다 참여자로 화제가 되고 있는 분, 시민 이민주 씨입니다. 이민주 씨는 평범한 시민이에요. 그런데 촛불집회에 총 127번이나 참석을 해서 화제입니다. 만나보죠. 이민주 씨 안녕하세요.

    ◆ 이민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127번?

    ◆ 이민주> 네. (웃음)

    ◇ 김현정> 아니, 주말 촛불집회는 이거 다 해 봤자 20번 밖에 안 되잖아요?



    ◆ 이민주> 평일 집회도 매일 있었어요.

    ◇ 김현정> 아, 평일 집회에도 다 가신 거예요?

    ◆ 이민주> 네. 10월 29일 그 이전부터 다녔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태블릿PC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바로 가기 시작해서 마지막 언제까지 다니셨어요?

    ◆ 이민주> 지난 토요일까지 나갔죠.

    ◇ 김현정> 몇 번 빠지셨어요? 그럼. 빠진 걸 찾는 게 낫겠는데요?

    ◆ 이민주> 빠진 거 몇 번 안 되죠. 몇 번, 한 이틀? 3, 4일 됐나?

    촛불집회 127회 개근상 시민 이민주 씨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그러면 10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이번 토요일까지 두세 번 빼고 다 참석을 하셨다고요? 혹시 그쪽 시민단체나 이쪽에서 일하시는 분이세요?

    ◆ 이민주> 전혀 아니에요.

    ◇ 김현정> 그러면 뭐하시는 분이세요?

    ◆ 이민주> 그냥 정규직... 이죠.

    ◇ 김현정> 그냥 회사원? 평범한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 이민주> 네. 그냥 월급쟁이죠. (웃음)

    ◇ 김현정> 월급쟁이? 가족은 어떻게 되세요?

    ◆ 이민주> 대학원생 딸하고 그다음에 직장인 딸. 그다음에 남편, 저 이렇게 되어 있죠.

    ◇ 김현정>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서 다들 출근시키고 그러고 출근하신 다음에 낮에 일하고퇴근하면 촛불집회를 가신 거예요?

    ◆ 이민주> 당연하죠.

    ◇ 김현정> 당연하죠라고 하셨는데 이게 보통 시민들한테 당연한 일은 아니에요.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에요. 개인사도 있고 저녁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있는데 그걸 다 참아가면서 촛불집회를 나간다, 퇴근 후의 삶을? 쉬운 일은 아닌데요.

    ◆ 이민주> 저는 가족들한테 이번에는 꼭 다녀야 되겠다, 나 독립 운동하는 마음으로 나가니까 날 이해 해 달라했어요. 왜냐하면 태블릿PC 이런 거 나오고 나서 굉장히 우울했었거든요. 가족들이 많이 이해를 해 줬습니다. 그리고 가족들도 많이 동참을 해줘서요.

    ◇ 김현정> 그러면 가족 누구누구 같이 이렇게 다니셨어요?

    ◆ 이민주> 매일같이 같이 가지는 않았지만 딸들도 나왔었고, 저를 응원해 주려고. 남편도 나왔었고 그다음에 저희 80되신 친정어머니가 계시는데 친정 어머니하고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같이 다녔어요.

    ◇ 김현정> 아니, 팔순의 노모를 일주일에 서너 번을 모시고 가셨어요, 촛불집회에?

    ◆ 이민주> 네.

    촛불집회 127회 개근상 시민 이민주 씨(오른쪽,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보통 가족은 아니시네요. 그렇게 127번 최다 참가자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가 제일 기억에 남으세요?

    ◆ 이민주> 저는 김진태 의원께서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하셨잖아요.

    ◇ 김현정> 그런 얘기 했었죠.

    ◆ 이민주> 그래서 오히려 더 꺼지면 안 되겠구나, 생각을 하고 크리스마스나 신정 때는 집행부에서 마이크 시설 이런 거 안 해 주거든요.

    ◇ 김현정> 공식 촛불집회 없었잖아요. 크리스마스에는.

    ◆ 이민주> 네. 신정 때도 없었고요. 그래서 집회 없는 날 그냥 나가서 음향 시설도 없이 주변 사람들하고 작은 집회를 열었죠. 촛불 꺼지지 않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웃음)

    ◇ 김현정> 안 꺼진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하루라도 빠지면 안 된다 싶어서, 공식행사 없는 날도 가신거예요?

    ◆ 이민주> 페이스북 이런 걸 안 하니까 페이스북 하시는 분은 이걸 좀 찍어가지고 알려주세요. 오늘도 촛불집회는 열렸다, 이렇게 제가 부탁도 드렸죠. 참 우습죠. (웃음)

    ◇ 김현정> 아니, 우스운 게 아니라 뭐라고 해야 되나요. 전율이 오는 느낌? 독립 운동하는 마음, 민주주의를 지켜야겠다는 그 마음으로 평범한 시민이, 심지어는 팔순 어르신을 모시고 나갔다 생각하니까...

    ◆ 이민주> 직장 갔다 오면 거기 되게 힘들거든요, 시간 맞추기가.

    ◇ 김현정> 그럼요. 세상에. 참 그렇게 열심히 촛불을 드셨는데 결국 우리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 결정이 났습니다. 이걸 보면서는 기분이 어떠시던가요?

    ◆ 이민주> 저는 사실 탄핵의 순간 제대로 느끼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TV도 보지 못하고 직장에서 일하느라고.

    ◇ 김현정> 아, 직장에서 일하셨어요. 평범한 직장인들은 사실 낮에 보기가 쉽지 않죠.

    ◆ 이민주> 그럼요. TV 어디 켜놓지도 않죠. 그러니까 TV를 못 봤으니까 핸드폰 보고 이제 됐다는 걸 알았는데요.

    ◇ 김현정> 기쁘시던가요, 듣고는?

    ◆ 이민주> 아니요. 이상하게 환호도 나오지 않고요. 그냥 이게 또 믿겨지지가 않았어요, 사실. 그래서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했는데 굉장히 덤덤하고 ‘야호!’라는 소리도 못 냈었어요.

    ◇ 김현정> 말하자면 만감이 교차하는.

    ◆ 이민주> 정말 너무 비참했죠.

    ◇ 김현정> ‘야호 소리가 안 나오더라.’ 이 말이 참. 그렇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후 첫 주말인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폭죽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이민주> 제가 앞으로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가졌었어요.

    ◇ 김현정> 이제 박 대통령의 파면과 함께 촛불집회도 공식적으로는 마무리가 됐습니다. 그러면 평일 저녁, 주말 저녁 어떻게 보낼 생각이세요.

    ◆ 이민주> 왜냐하면 저는 직장 회식도 한 번도 못 갔거든요, 다. 촛불 집회 가야 되니까 이해해달라고 했어요.

    ◇ 김현정> 직장에서 이해하세요, 그 회식 다 빠지는 거?

    ◆ 이민주> 그냥 우울해서 맨 처음에 이야기도 안 했으니까. 그러니까 저 사람은 너무나 이 상황을 못 견뎌하는구나라고 이해를 해 주시고, 그래서 회식 지난주에 사실 잡았어요.

    ◇ 김현정> 이제 회식 가시는 거예요?

    ◆ 이민주> 이번 주에는 분명히 결정이 날 테니까 이번주 수요일에 직장 회식 하면 어떻겠느냐 그래서, 저는 네, 이번에는 분명히 갈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서 수요일날 직장 회식에 참여하고요. 평일에 외식도 할 거예요.

    ◇ 김현정>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직장 회식에도 참여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 이민주 씨 고생 많이 하셨고요, 그 동안. 이제 생활 속에서 그 민주주의의 정신 이어가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민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민주> 네,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밝은 분이네요. 밝은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촛불집회 127회 최다 참가했던 평범한 시민 한 분 이민주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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