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자료사진)
금호아시아나 그룹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막판 배수진을 쳤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자금 조달을 허용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겠다고 채권단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채권단이 거부하면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금호타이어 인수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박삼구 회장의 막판 배수진이 효과를 거둘지 아니면 금호타이어 인수에서 손을 떼는 출구전략의 수순이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13일 언론설명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우선매수권의 일부를 양도하여 컨소시엄을 구성, 우선매수권 행사를 허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주주협의회 안건으로 정식 부의해 달라고 하였으나, 산업은행은 부의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우선협상자인 중국업체 더블스타에게는 6개 회사의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우선매수권자에게는 허용하지 않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매수권자에게만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자금 조달의 허용을 요청한 것은 재무적 투자자들로만 할 경우,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한다고 해도 대우건설 인수 때처럼 '승자의 저주'라는 평가 등 그룹 전체에 대한 주식 시장의 반응이 매우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담당 상무는 "현 경제 상황에서 재무적 투자자(FI)로만 100% 인수하기엔 부담이 있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할 수 없다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은 물론 '개인자격'으로 되어있다.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이에 채권단은 박 회장 개인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FI(재무적 투자자)로부터 빌려오는 돈은 개인 자금으로 인정하지만,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나서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가 있다.
그러나 재무적 투자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그룹 전체에 미칠 악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박 회장이 새롭게 문제를 제기하며 컨소시엄 방식의 허용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관건은 채권단의 입장이다. 일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중국업체 더블스타와 체결한 SPA(주식매매계약)의 매매 조건을 박 회장에게 알려준 뒤, 박 회장이 정식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면 그때 가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이 박 회장의 요구에 대해 논의를 하는 절차는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채권단이 앞으로 어떤 중지를 모으냐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우선매수청구권 포기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며 "금호 타이어 인수에서 손을 떼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채권단이 거부 입장을 고수하면 금호타이어는 중국업체인 더블스타에게 넘어가는 수순을 밟게된다.
한편 더블스타는 1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9550억 원이다. 이날 SPA 체결에 따라 앞으로 30일 이내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42%의 지분 비율로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