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가 그린 만화 (사진=SNS 캡처)
현직 의사가 성형외과를 '김치공장'으로, 환자를 '김치'로 묘사하는 등 여성혐오 만화를 그린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성형외과 전문의(공보의)인 A 씨가 그린 만화를 보면 모자와 마스크, 수술 장갑을 착용한 본인 캐릭터가 김치를 담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오른편에는 '조선맛 김치'라고 쓰여 있고 자신을 '김치공장 노동자'라고 표현했으며, 김치를 담그고 있는 모습을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컷에는 "후… 정말 힘들다. 길고 힘든 4년간의 김치제조공 수련과정이 드디어드디어 끝났어…"라는 대사가 나오고, 얼굴이 배추 모양인 사람이 "수고하셨습니당~"이라고 말한다.
SNS 상에서는 이 만화가 성형외과를 '김치공장'으로, 성형외과의를 '김치공장 노동자'로, 환자를 '김치'로 묘사했다는 점에서 여성혐오적 요소가 다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치녀'는 여성혐오를 내포한 가장 널리 알려진 말 중 하나다.
A 씨가 이같은 만화를 그림으로써 의사윤리지침을 위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트위터리안(@ _bo****)은 A 씨가 의사윤리지침 가운데 1.4항, 2.3.2항, 2.6항, 3.2항 등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1.4항은 "의사는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요구되는 품위와 명예 및 법률과 사회상규에 의해 의사에게 요구되는 사항을 지켜야 한다. 또한 의사는 의료계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2.3.2항은 "의사가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환자에게 성추행, 성희롱, 성적 유혹 등 성적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행위를 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고, 2.6항은 "의사는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환자·의사 관계를 이루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 "앞으로 잘 생각하고 그리겠다… 처분은 달게 받겠다"논란이 불거지자, A 씨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A 씨는 "바로 삭제했던 만화라 내 하드에도 없는 만화인데 누가 다시 올렸었구나. 당시 던트(레지던트)생활이 끝났을때인데 힘들다고 의사가 아니라 소독공장 김치공장에서 일했다고 만화 그렸는데 좀 아닌거 같아서 지웠었습니다. 그 만화는 제가 생각이 짧았던 것 인정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네 제가 100%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잘 생각하고 그리겠습니다. 만화로 불쾌하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처분은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전했다.
A 씨가 그린 만화 (사진=SNS 캡처)
'김치공장' 만화로 인해 A 씨가 이화여대에 입학한 여성 캐릭터를 된장녀로 비유하는 만화, 여성 간호사들을 비하하는 만화 등 과거에도 '여혐 만화'를 그려왔다는 것이 알려진 바 있다.
그가 그린 '닥터테디의 병원폭파' 3화에는 간호사가 당시 인턴이었던 A 씨에게 일을 시킨 뒤 수다를 떠는 장면이 나온다. 해당 컷에 대해서도 여성비하 논란이 일었으나, A 씨는 "그날 제가 당한 힘듦을 겪어보신 것도 아닌데 여혐이라고 몰진 말아주세요"라며 선을 그었다.
또, "근데 2000년대 된장녀라고 하던 시절만 해도 김치녀처럼 남녀 갈려서 여혐한다고는 안했던 거 같은데. 된장녀는 개념없는 남자(여자의 오기로 보인다)란 뜻에서 까여야 되는 계층이고 나는 된장녀가 아니다 하면 괜찮은데.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뜻이 있다보니 한국여자를 지칭하듯 돼서"라는 트윗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한편, A 씨는 본인의 블로그에 '닥터테디의 병원폭파' 등 이전부터 만화를 연재해 왔고, 지난 13일부터는 모 일간신문의 '만화 그리는 의사들' 코너에 합류해 4컷 만화를 그리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해당 일간신문에도 여성혐오와 직업윤리 부족을 보인 A 씨에게 지면을 할애해서는 안 된다는 항의 멘션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