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주CBS 장나래 기자)
지적장애를 가진 9살 여자아이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경찰은 30대 계모가 딸 아이를 밀쳐 넘어진 뒤 방치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 방치 이유 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청주청원경찰서는 15일 의붓딸을 숨지게 한 계모 A(34)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전날 오전 7시 30분쯤 청주시 오창읍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지적장애 3급 딸인 B 양을 손으로 밀쳐 욕조 모서리에 머리가 부딪치게 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B 양의 몸에서는 외상 등의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의료진도 뇌출혈로 숨진 것 같다는 소견을 내놨다.
5년여 동안 전북에서 친할머니와 함께 지내던 B 양은 진학을 위해 지난 2월부터 A씨와 함께 살았고, A 씨는 최근 출산에 따른 산후 우울증을 겪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진술과 정황 등으로 미뤄 경찰도 당장은 A 씨의 우발적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일부 진술 등에 여전히 의문이 있다고 보고 A씨의 행적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우선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양이 사고 직후 곧바로 일어나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당시에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 씨는 B 양이 다니는 청주의 한 특수학교에는 "딸이 아파서 등교하지 못한다"고 연락을 했다.
A 씨가 이후 B 양이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진술한 시각은 오후 3시 30분쯤이다.
사고가 있었지만 점심 식사조차 챙기지 않은 채 방안에 있던 B 양을 8시간 가량 방치한 셈이다.
게다가 A 씨는 이후에도 홀로 술을 사와 마신 뒤 오후 7시쯤에서야 남편에게 B 양이 숨진 사실을 알렸다.
이에 대해 A 씨는 "처음에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죽은 것을 확인한 뒤부터는 겁이 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사망 시점과 12시간 동안 방치한 이유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는 한편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에 대한 부검도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