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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분신 경비원…입주민은 어떤 책임을 졌을까?

사건/사고

    압구정 분신 경비원…입주민은 어떤 책임을 졌을까?

    - 사건 당시 산업재해는 인정
    - 가해 입주민은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확정
    - 위자료 2500만원, 본인 명의 재산이 없어서 내지 못하는 상황
    - 책임없다고 버티던 관리 회사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나옴
    - 감정 노동자들의 정신적 괴롭힘에 대한 관리 책임도 관리회사에 있다는 의미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3월 16일 (목)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지영 변호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 정관용> 우리나라 최고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서울 강남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3년 전에 이 아파트에서 일하던 한 경비원이 분신자살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입주민의 언어폭력, 모욕, 괴롭힘 때문이었죠. 그런데 며칠 전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서 아주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소송을 이끌었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소속의 윤지영 변호사 연결합니다. 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윤지영> 안녕하세요.

    ◇ 정관용> 벌써 3년 돼가네요.

    ◆ 윤지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입주민이 도대체 어떤 짓을 했기에 분신까지 가게 됐던 거죠?

    ◆ 윤지영>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왜냐하면 그때 언론에서 떠들썩할 정도로 굉장히 좀 충격적인 행태를 벌였었는데요. 예컨대 입주민이 사는 5층에서 상한 음식을 던져주면서 먹어라고 한다든가 사사건건 업무 외 지시를 한다든가 또 욕설을 한다든가 사실 머슴처럼 부렸던 거죠.

    ◇ 정관용> 상한 음식을 5층에서 던져주면서 먹으라고 했다고요?

    ◆ 윤지영> 네. 실제 그건 고인뿐만 아니라 다른 경비원들도 겪은 일입니다.

    ◇ 정관용> 그 아파트의 입주민 전체가 그런 건 아니죠? 특정 어떤 사람이 특별히 못된 건가요? 어떻게 된 건가요?

    ◆ 윤지영> 전체가 그랬던 건 아니고요. 특정 입주민이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요.

    ◇ 정관용> 그런데 그런 횡포에 대해서 예를 들면 아파트 입주민 대표자 협회 이런 것도 있지 않습니까?

    ◆ 윤지영>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데서 경비원들이 하소연을 했을 거 아니에요?

    ◆ 윤지영> 그렇죠. 하소연을 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또 실제로 같은 입주민이 본인이 보기에도 굉장히 심하다라고 생각해서 직접 입주자 대표자 회의에 찾아가서 항의를 했다고 해요. 저 입주민을 그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어떻게 조치를 해야 된다고 항의를 했다고 해요.

    ◇ 정관용> 그러나 항의뿐이고 실질적 조치는 없었고? 그리고 이 경비원께서도 분신까지 하시기 전에 나 좀 딴 데로 옮겨달라고 이렇게 하지 않으셨겠어요?

    ◆ 윤지영> 맞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다른 동으로 배치를 해 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관리 회사 측에서는 그냥 그럴 거면 쉬어라, 그냥 말 그대로 퇴사하시라고 이야기를 한 거죠.

    ◇ 정관용> 그만둬라, 그냥.

    ◆ 윤지영>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계속 다닐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계속 그런 모욕은 쌓여가고 이렇게 된 거군요, 쉽게 말하면.

    ◆ 윤지영> 맞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낸 소송 그래서 어떤 겁니까?

    ◆ 윤지영> 당시 일단 산업재해로는 인정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게 산업재해로 인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고인이 입은 정신적 손해 그다음에 유족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 그걸 법적으로 위자료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이런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산재로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를 제기를 했던 건 가해 입주민하고 관리 회사를 상대로 고인의 죽음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된다라는 내용으로 소를 제기한 것입니다.

    ◇ 정관용> 산재 인정되면 그 돈은 예를 들어서 근로복지공단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 윤지영> 산재로 인정되면 그렇죠. 하지만 지금 저희가 소를 제기했을 때에는 근로복지공단이 아니라 가해자와 관리 회사가 내는 거죠. 인정을 하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판결이 어떻게 내려졌습니까?

    ◆ 윤지영> 판결 결과는 상황이 복잡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가해 입주민은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어요. 도중에 조정이라는 절차를 거쳤는데 조정에 응했고 그래서 가입 입주민한테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라는 것이 확정이 됐습니다. 다만 문제는 관리 회사는 조정에 응하지 않고 책임이 없다라고 버텼던 것이고요. 그래서 이번에 판결로 나온 것은 관리 회사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라고 판결이 나온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위자료 얼마씩 지금 나왔습니까?

    ◆ 윤지영> 전체 유족분들 합치면 2500만 원이 인정됐습니다.

    ◇ 정관용> 관리 회사 책임 2500만 원. 입주민이 조정에 의한 것도 자기 책임이 있다는 걸 인정해서 사실 법률적으로 배상에 동의한 거 아니겠습니까?

    ◆ 윤지영> 사실 그렇죠. 하지만 가해 주민의 정확한 입장은 책임은 인정하지만 잘못한 건 인정하지만 본인이 본인 명의로 재산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배상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나온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조정에 응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조정 액수는 없어요?

    ◆ 윤지영> 조정 액수도 같은 액수입니다. 2500만 원, 같은 액수입니다.

    ◇ 정관용> 결국 2500만 원을 그 입주민이 내게 된 거 아닙니까?

    ◆ 윤지영> 내야 되는데 형편상 낼 수가 없는 상황인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아직도 못 내고 있어요, 그거는?

    ◆ 윤지영> 안 내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어쨌든 정신적 모욕, 괴롭힘 이것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관리하지 못한 관리 회사 그리고 가해자의 입주민의 잘못을 인정한 판례 아니겠습니까?

    ◆ 윤지영>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이런 판례가 이번에 처음인가요?

    ◆ 윤지영> 이전에 한 번 있었습니다. 2013년도에 그때는 콜센터에서 근무했던 상담사가 고객의 괴롭힘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자살 시도를 했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콜센터, 회사의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있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사건은 1심에서는 사용자 책임이 인정이 되었는데 항소심에서는 사용자 책임이 부정이 되었고 그냥 그대로 끝났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이번 판결도 그런데 아직 1심이죠?

    ◆ 윤지영>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나 어쨌든 이른바 감정 노동자들의 정신적 괴롭힘에 대한 관리 책임도 관리회사에 있다, 일단 1심은 그걸 인정한 거군요.

    ◆ 윤지영> 맞습니다.

    ◇ 정관용> 항소심 만약 가더라도 꼭 승소하셔야 됩니다.

    ◆ 윤지영>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 정관용> 오늘 여기까지 말씀드릴게요.

    ◆ 윤지영>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공익익권법재단 공감 소속 윤지영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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