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靑 진돗개에 재조명되는 朴 정부 '진돗개' 충성 경쟁

국회/정당

    靑 진돗개에 재조명되는 朴 정부 '진돗개' 충성 경쟁

    "진돗개의 정신으로 현안 해결 주도" "진돗개 정신으로 범인검거에 총력"

    박근혜 전 대통령 진돗개 사진 (사진=박근혜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남기고 간 진돗개 '새롬이'와 '희망이', 그리고 강아지 7마리를 놓고 원주인이 이들을 "진도로 다시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등 때아닌 진돗개 논란이 한창이다.

    18대 대통령에 당선돼 서울 삼성동 자택을 떠날 때 주민들로부터 '외롭지 말라'고 받았던 진돗개 2마리는 가족이 없는 박 전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지난 2014년 말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61)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으로 온나라가 시끄러웠을 때,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의 실세는 진돗개"라는 농담을 던졌다. 비선실세 최씨의 존재가 건재했음을 감안하면 '헛다리 짚었다'는 박 전 대통령의 조소가 아니었냐는 한탄도 나온다.

    하이라이트는 2014년 신년 업무보고 자리였다.

    박 전 대통령은 그해 2월5일부터 실시된 17개 중앙부처의 업무보고에 앞서 "진돗개는 한번 물면 살점이 완전히 뜯길 때까지 놓지 않는다고 하는데, 진돗개를 하나 딱 그려 놓으시고 그런 진돗개 정신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의 말미에 박 전 대통령은 "농담인데 회의 다 끝나면 여러분들이 규제에 관한 얘기는 생각 안 나고 진돗개만 생각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하는 얘기예요. 잊어버리시지 말라고..."라며 깨알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당시 발언은 "살점이 완전히 뜯길 때까지..." 등 여성 대통령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섬뜩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진돗개·대박" 박근혜 대통령의 뼈 있는 화법' , '朴대통령 업무보고 스타일 특징은 비유와 디테일' 등 박 전 대통령의 비유 정치가 적확하다는 '땡박' 뉴스까지 내놨다.

     


    정부와 일부 정치인은 진돗개에 '올인'했다.

    최수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같은 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위법·부당행위 징후를 발견하면 검사 종료일과 무관하게 사실관계를 파헤쳐 문제점을 뿌리 뽑는 '진돗개식 끝장검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다음 날 "정권으로부터 독립적인 감독기능을 수행해야 할 금감원이 오히려 대통령의 주문에 적극에 부응해 정권의 개로 전락했다"는 비판성명을 내놨다.

    윤상직 당시 산업통상부장관(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그해 3월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공공기관장을 불러 모아 "'진돗개 정신'으로 공공기관 개혁을 끝까지 챙기겠다"며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이 자리에서 공공기관장들은 윤 장관과 함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담은 동영상도 시청했다.

    사정기관인 검찰과 경찰도 예외는 아니었다.

    '진돗개 정신으로 범인검거에 총력',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정신으로 범인 추격', 'VIP가 강조한 진돗개 정신으로 치안 불편 규제 척결에 앞장' 등 각종 성과성 자료를 쏟아냈다.

    "진돗개 그림 하나 딱 그려놓으시고..."라는 박 전 대통령의 명령(?)을 문자 그대로 이해한 듯 보도자료에 진돗개 그림도 예쁘게 그려넣었다.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6월 14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원 구성과 상임위 인선이 마무리된 만큼 각 분야별로 성과를 내야 한다"며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악착같은 진돗개의 정신으로 집권여당이지만 도전자의 패기를 갖고 현안 해결을 주도하자"고 소속 의원들을 격려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직에 출사표를 던진 윤진식 전 의원은 "천수답 야당 도지사와 달리 힘 있는 여당의 글로벌 진돗개 지사가 되겠다"고 외쳤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진돗개 이빨이 부러져도 수도권 규제가 풀리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진돗개 정신을 재활용하기도 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