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가 19일 오후에 잇따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시간은 엇비슷했지만 안 전 대표는 종로구의 작은 강연장을, 손 전 대표는 광화문 광장을 장소로 선택했다. 출마선언 스타일이 달랐을 뿐 아니라 당이 나아갈 노선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먼저 출마 선언을 한 쪽은 안 전 대표였다. 이날 오후 2시에 종로구 강연 전문 기업인 마이크임팩트 스퀘어에서 지지자들의 동영상과 함께 출마 선언이 시작됐다.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지난 2012년 대선 때보다는 여론의 관심이 줄었지만 이날도 지지자들이 빼곡히 모여들면서 발디딜 틈 없어 북적댔다.
안 전 대표는 "5년 전 저를 불러낸 사람들은 정치를 배우라고 불러낸 것이 아니다. 정치를 바꾸라고 불러낸 것"이라며 새정치의 초심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 자유, 책임, 평화, 미래의 5대 가치를 키워드로 해 출마의 변을 무난하게 이어갔다.
하지만 정치권에 이슈가 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연대나 후보단일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개헌'도 출마 선언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처럼 민감한 이슈에 대한 언급은 피한채 국민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큰 비전을 설명한 뒤 기자들과의 질문 답변 없이 행사를 종료했다.
안 전 대표의 행사가 끝난 직후인 오후 3시반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손 전 대표의 출마 선언식이 연이어 열렸다. 손 전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 출마식에 이어 이번에도 세종대왕상 앞을 장소로 선택했다.
정치적 이력으로 봤을 때 사실상 마지막 대선 도전일 수 있는 손 전 대표는 사전 행사 없이 곧바로 30분 분량의 선언문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다음 총선에 맞춰 임기 단축을 하고, 2018년에 개헌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선 과정에서 개혁세력과의 연대 필요성을 적극 강조했다.
이어 "6공화국의 마지막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나라, 7공화국을 열겠다"며 "'서민대통령', '평화대통령'에 더해 일자리와 복지를 챙기는 '일복 많은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손 전 대표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기자들을 만나 "대선 후에 연대.연합을 하겠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어떻게 이길것인가를 생각할 때 연립정부를 구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하겠다고 나서야 한다"고 말해 연대 이슈를 띄웠다.
이날 또다른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연합을 거부하는 것은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세력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선 승리에 턱없이 부족한 개인 지지율로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소위 중도와 보수, 비문진영이 자기를 중심으로 결집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혼자 꾸는 달콤한 꿈'에 불과하다"고 말해 '자강론'을 내세우는 안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처럼 개혁세력 연대에 대해 손 전 대표와 박 부의장이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안 전 대표는 소극적·방어적인 가운데 추후 경선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당의 노선에 있어서 주된 이슈가 될 전망이다.
한편, 국민의당 경선은 오는 25일 광주전남제주 지역과 26일 전북지역 순회 경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이 두날의 결과에 따라 큰 윤곽이 잡힌다고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순회경선의 결과가 그날그날 공개되는 만큼 각 후보들은 남은 일주일간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