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영외고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거 실화입니까?"
'한영외고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지난 17일 한 '보건소식지'와 게재된 글이다. 게시자가 올린 '보건소식지'에는 "여와 남! 입장 바꿔 생각해봐요"라는 코너가 인쇄돼 있다.
각각 붉은색, 푸른색, 초록색, 분홍색 글씨로 '여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와 '남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 '여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 '남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라고 표기됐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에는 "힘든 군대 생활 안 해도 될 때", "데이트 비용 남자가 부담할 때", "예쁜 내 미모, 예쁜 옷, 긴 머리, 마음껏 꾸미고 멋 부릴 수 있을 때(남자는 할 수 없는 여자만의 특권*^^*" 등 '성차별적' 요소가 가득한 문장이 채워졌다.
문제가 크게 불거진 것은 다음 대목이다.
'남자로 태어난 것이 좋을 때'에 "여자가 강간당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 "살아가는데 알무래도 여자에 비해 혜택이 많다", "똑같은 일을 해도 남자가 돈을 더 받는다", "여자보다 더 많은 직업을 택할 수 있고, 주도권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출세할 확률이 높다"는 글이 포함된 것이다.
또, '여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열등하다고 무시하는 인간을 만날 때", "여자가 강간당했다는 뉴스를 들을 때", "어떤 일이나 남자가 우선. 여자니까 양보하라고 할 때", 직장 상사에게 성희롱당하기 쉽다" 등의 항목이 적혔다.
'남자로 태어난 것이 싫을 때'에는 "용돈도 없는데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다 내라고?", "남자가 돈을 못 벌면 '못난 놈', '무능한 놈'", "'남자가!'라는 말" 등의 성차별적 요소가 다수 들어갔다.
이 소식지를 담은 게시물은 20일 오전 기준 513명의 공감, 168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댓글 여론은 "(성차별 해소하는 척 하는) '지능적 안티' 수준이다", "수치스럽다", "하려면 제대로 하든가"라는 등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한영외고 관계자는 이날 오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보건소식지를 만든 보건 선생님은 여성 분"이라며 "책에서 일부 내용을 그대로 발췌하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오늘 보건 선생님이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교내 방송을 통해 소식지의 초기 취지를 학생들에게 설명했다"며 "곧 공식입장을 홈페이지에도 게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