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지난 18일 시험을 벌인 '대출력 발동기(고출력엔진)'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적용될 엔진인지 단순히 장거리 로켓용인지에 대한 한·미 두 미사일 전문가의 논쟁이 눈길을 끈다.
북한의 대출력 발동기 시험에 대해 우리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거나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로 활용될 수 있는 엔진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이 신형 엔진 연소시험을 공개하면서 연소 시간이나 출력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 해 9월 공개한 추력 80톤, 연소시간 200초짜리 엔진보다 성능이 뛰어났고 새로 장착한 보조엔진 4개도 잘 작동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북한도 "기술적 지표들이 예정값에 정확히 도달해 안정하게 유지되였으며 구조적 믿음성도 충분히 보장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새로운 엔진을 이동식 ICBM인 KN-08이나 KN-14에 장착할 경우 예상보다 빨리 신형 ICBM을 완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9월 주 엔진을 공개한 뒤 6개월 만에 ICBM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ICBM 개발의 기술적 난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의 저명한 미사일 전문가인 에어로스페이사의 존 실링 박사는 20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 기고를 통해 "북한의 신형 고출력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는 위성 발사 로켓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실링 박사는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핵심 엔진은 지난해 9월 시험했던 것과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다"며 "고에너지 추진체를 쓰는 이 핵심 엔진은 약 16만 파운드의 추진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탄도 미사일보다는 위성 발사 비행체에 더 적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핵심 엔진 자체가 지난해 것과 다를 가능성이 있는데 이전 것보다 더 작을 수도 있다"면서 "이번 고출력엔진은 ICBM은 물론이고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할 수 있는 그 어떤 미사일용으로도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고출력엔진이 '은하9호'로 알려진 새 위성 발사 비행체의 2단계 엔진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라는 추정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동엽 교수는 21일 "인공위성을 탄두로만 바꾸면 바로 ICBM으로 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기술이 전용되고 엔진도 공유할 수 밖에 없다"며 실링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의 이번 시험자체에 대한 평가는 비슷한데 단지 용도의 차이"라며
"실링은 (이번 엔진을) 이동용 ICBM으로 작게 만들기 어렵다고 본듯한데 사실 작년 9월 시험때만해도 나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실링이 한글을 잘 모르거나 로동신문 기사를 잘 안본 것으로 보여진다고 다소 공격적으로 비판한 뒤 "지난해 몇차례의 엔진시험과 이번 시험이후 북한의 발표를 꼼꼼하게 읽어보았다면 생각이 다르지 않았을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의 새로운 신형 고출력 엔진을 ICBM 1단 추진체로 쓸수 있다는 국내 전문가들의 주장에 미국 전문가가 ICBM이 아니라 새로운 위성 발사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전 속도에 대해 한·미 전문가들의 우려는 크게 다르지 않다.
존 실링 박사는 3월 초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명실상부한 ICBM 을 실전 배치하기 위해 필요한 발사시험 프로그램을 완료하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며 "아마도 2020년에는 ICBM을 실전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