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려라> 캔버스에 아크릴, 1939x2591mm, 안상수, 서울시립미술관 2017홀려라>
안상수 작가는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에 홀린 사람이다. 그는 안상수체를 만들어 정착시켰고, 한글의 조형미에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그는 디자인학교를 세워 후학들을 키우고 있다. 그 학교의 이념은 삶과 생활을 디자인 하는 것을 배우고 가르치는, 새로운 교육체계를 디자인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는 건물이 아니라 이념을 구현하는 곳이다.
안상수 작가의 글씨체의 변화과정, 그리고 그가 세운 디자인 학교의 이념과 체계를 살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날개, 파티'전을 열고 있다. 날개는 안상수의 호를 의미하고, 파티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를 말한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는 문자와 한글의 창조적 정신에 중심을 둔, 가장 아름다운 교육을 찾아 실험하고 실천하는 디자인 공동체이자 교육협동조합이다.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에서 재고해야 할 교육의 방향성과 공동체적 삶에 기여하는 디자인의 미래상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문자도 영상, 원화 안상수, 디지털 재제작 스튜디오 호호호, 사운드 디자인 지미세르, 서울시립미술관 2017
날개전에서는 안상수의 가장 최근의 작업 '홀려라' 작품을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로 그린 문자도 작업이다. 안 작가는 "한글이 가서 붙으면 이상한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이질적인 것이 만나면 형태 자체에 홀리게 된다. 글자에 홀려 모든게 글자로 보인다"고 했다.
'길 위의 멋짓' 영상 (25분 분량)은 안상수의 교육과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대담에 참여한 이동국 예술의전당 서예미술관 부장은 안상수체의 특징으로 탈네모꼴을 꼽는다. 글자를 네모 안에 가두는 전형을 깨부셨다는 것이다.
PaTI 아카이브, PaTI 중간공간연구소,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2017
파티전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뤄졌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가 세워지는 과정, 그간 실험적으로 진행된 커리큘럼과 프로그램, 그리고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참여한 다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학교 프로그램 자체를 미술관에서 선보인 점이 획기적이다.
안상수 파티 교장은 "디자인 프로젝트는 학교를 디자인하는 사업니다. 예술 교육은 그 자체로 예술이 되어야 한다. 디자인 교육은 그 자체로 디자인 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