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 당겨주세요!"
(사진=연합뉴스)
21일 낮 12시 서울 서초구에 있는 국립외교원 1층.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반기문(73) 전 유엔 사무총장과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안총기 외교부 2차관이 각자 손에 쥐고 있던 끈을 잡아당겼다.
벽의 일부를 가리고 있던 천이 걷어지자 '반기문 기념 강의실'이라는 문구와 함께 반 전 총장의 사진과 그의 업적이 적힌 안내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1970년 외무부에 입부해 2006년까지 제33대 외교통상부 장관 등으로 재직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동안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세계 평화와 안보, 개발 및 인권 증진에 크게 기여했다.'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외교관이었다.
국립외교원은 이런 그의 발자취를 기리고자 그동안 제1강의실로 불러온 강의실에 '반기문 기념 강의실'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명명식을 했다.
반 전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내 이름을 딴 강의실이 생겨 무한한 영광"이라며 "외교관이 되고 46년간 이렇게 내 이름을 따서 기념식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흐뭇해했다.{RELNEWS:right}
그는 "이 강의실에서 많은 후배 외교관과 외국 귀빈이 훌륭한 강의를 듣거나 외교·교섭 활동을 하면 좋겠다"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 높아지는 데 이 강의실이 기여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반 전 총장은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는 감격스러운 듯 다시 한 번 '반기문 기념 강의실'이라는 문구를 한참 쳐다봤다.
그는 명명식에 앞서 '반기문 기념 강의실'에서 제4기 외교관후보자 교육생 40명을 대상으로 외교관으로서의 경험 전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비공개 특강을 했다.
이 40명의 학생은 반 전 총장 못지않게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명명식을 지켜봤다.
정문배(25) 씨는 "앞으로 외교관이 될 학생으로서 장관을 지내고 대한민국 역사에 전무후무할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하신 분의 강의를 듣고 매우 감동했다"고 말했다.
강연수(25·여) 씨는 "이 강의실은 외교관 후보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며 "선배 외교관으로서 이제 막 여정을 시작하려는 초년병에게 해주신 말씀이 이곳에서 강의를 들을 때마다 떠오를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