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 11일 만인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함구하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무슨 입장을 내놓겠느냐"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안타깝다', '착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잘못 모셔서 여러 가지로 죄송하다'는 자책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 관련 논의는 일절 없었지만, 회의 뒤 참모들은 각자 관련 보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검찰 수사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참모진은 이날 오전 TV로 생중계된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시청하면서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관계자는 "모든 참모가 침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 등 주요 참모들은 도의적 차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청와대 내에서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0일 검찰 수사결과가 나왔을 때 대변인 입을 빌어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검찰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고 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파면된 자연인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나가면서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한껏 몸을 낮춰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