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 속에 '분노'를 안고 살아간다. 격렬하게 화를 발산하는 것만이 분노는 아니다. 우리는 내가 가지 못한 길이나 인생에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일들에 '분노'한다.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영화 '분노'는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의문의 살인사건을 두고 각기 다른 인간 군상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관계의 균열에 대해 그린다. 요시다 슈이치 작가의 작품이 원작이다.
와타나베 켄, 아야노 고, 히로세 스즈, 미야자키 아오이, 츠마부키 사토시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영화에 참여했다. '분노'는 제40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3개 부문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이상일 감독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영화 '분노' 시사회에서 자신의 영화 제목이 던지는 메시지를 밝혔다.
그는 "마음 속에 '화'나 타인에게 발산하고 싶은 감정으로 느끼기 쉽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내 안에 존재하고, 사라지지 않는 것을 분노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는 인간이 삶에서 '포기'한 것들에 대한 '분노'가 주를 이룬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얼마든지 품을 수 있는 감정이란 이야기다.
이 감독은 "살인을 하는 인간 내면에도 분노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누구나 '분노'를 가지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거기에 빠져들거나 얽매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