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화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학사비리 사건과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는 류철균 전 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가 특검 수사를 피하기 위해 증거를 위조·인멸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류 전 교수의 첫 공판에서 "상황이 급박하고 (류 교수에 의한)증거 위조가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검팀은 "조교들이 처음에 진술을 머뭇거려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스스로 얘기를 털어놨다"며 "조교들 중 한 명은 피고인 지시를 받아 허위진술을 했고 이후에도 압박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류 전 교수가 조사받을 당시 옆방에서 조교들도 조사를 받았는데, 이들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특검은 류 전 교수가 계속해서 증거인멸을 하고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아울러 특검은 "용기를 내 진술한 조교들의 신변위험도 있었기 때문에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류 전 교수는 최 씨 모녀의 청탁을 받고 작년 1학기 자신의 수업에 출석하거나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은 정 씨에게 합격점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교육부 감사와 검찰 수사를 피하려고 조교들에게 정 씨 이름의 시험 답안지를 만들고 출석부 조작을 지시한 혐의 등도 있다.
이에 대해 류 전 교수측은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한다"면서 "당시 최순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김경숙의 요청 내지 지시에 따랐고, 그 잘못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경숙의 부탁을 받아 거부할 수 없는 입장 때문에 학점을 준 것일 뿐 특검이 생각하는 정유라의 거대한 입시비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앞선 교육부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는 류 전 교수는 지시를 받은 조교들의 허위진술로 '부당 학점' 의혹은 드러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