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현장투표 마감 직후 일부 지역 개표결과로 추정되는 미확인 자료가 SNS에 유출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 선관위는 23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에 착수했지만 안희정‧이재명 캠프는 한 목소리로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적어도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시민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개표 해놓고 나중에 발표…'투표자료 유통불가' 공문으론 못 막아당과 각 캠프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장투표 결과 사전유출은 '예고된 참사'로 평가된다.
경선룰 협상결과 당 선관위와 각 캠프는 현장투표 개표는 당일에 하되 결과는 권역별 경선일정에 맞춰 발표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개표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각 캠프가 전국 시·군·구 투표소 250곳에 보낸 참관인들이 내부보고 과정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캠프별로 전국의 자료를 취합하면 득표결과를 대략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편에서는 현장투표 결과를 즉각 공개할 경우 숫자가 많지 않은 현장투표소 투표결과가 나중에 있을 (지역)순회투표와 ARS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었다.
이런 이유를 종합해 당과 각 캠프는 일단 현장투표 결과를 권역별 경선일정에 맞춰 발표하기로 합의했었다.
민주당은 투표관리는 물론 투표지 보관까지 중앙선관위에 위탁하는 것을 추진했지만 대선 관리가 목전에 닥쳐 힘들다는 이유로 중앙선관위가 투표지 보관에 난색을 표하면서 결국 현장투표는 당일 개표하되 결과발표는 미루기로 결정됐다.
익명을 원한 한 캠프 관계자는 "투표지를 당에 보관했다가 경선직전 개표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봉인에 문제가 생길경우 책임소재 등을 이유로 당 선관위가 거부해 당일개표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당 선관위는 각 캠프 대리인 설명회와 현장투표 당일 각 캠프에 보낸 공문을 통해 '현장투표 자료를 절대 유통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자료 유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장투표 사전유출로 당 안팎이 발칵 뒤집히자 당 선관위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결과 범죄행위가 드러날 경우 형사고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사진=국회사진취재단)
◇ 安‧李, 경선 불참 계획 없다고 했지만…부글부글유포된 자료에 2‧3위로 나타난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는 아직까지는 경선 불참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안 지사 측 강훈식 대변인은 23일 기자들을 만나 "이 문제는 캠프가 대응할 일이고 후보는 예정된 일정을 소화 한다"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끔찍한 시나리오(경선 불복 등)는 안 그리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시장도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선을 보이콧하거나 그럴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며 "다만 경선에 참여하는 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당이 신중하고 못하고 편향적이지 않는지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라서 엄중한 조사와 책임을 요구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안 지사 측은 추미애 대표 사과를, 이 시장 측은 홍재형 선관위원장 사퇴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어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앞서 유포된 자료가 향후 경선에 미칠 영향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어 경선 과정에서 생긴 갈등의 골이 메워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시장 캠프의 정성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누군가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지 이런 상황에서 누가 이 선거의 공정성을 믿겠나"라고 반문하며 "또 어떻게 흔쾌히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와 사과와 오는 27일 호남권 경선 전까지 현장투표 결과 사전유출 진상조사 마무리를 요구하고 있는 안 지사 측 역시 당이 캠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추가 행보에 나서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투표결과 사전유출을 둘러싼 당내 긴장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