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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박준영 변호사 "朴 탄핵이 끝? 용기내야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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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심' 박준영 변호사 "朴 탄핵이 끝? 용기내야 변화"

    [노컷 인터뷰 ②] "공익 사건 신뢰도 때문에 아무 사건이나 못 맡아"

    영화 '재심' 변호사 준영의 실제 인물인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사진=박준영 변호사 제공)

     

    변호사들 사이에는 '사건복'이라는 말이 있다. 사회적으로 주목 받는 사건을 맡게 되는 이들이 듣는 말이다. 박 변호사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금 그는 대한민국의 어떤 변호사보다 유명하지만, 그 유명세로 사건을 수임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자신이 맡고 있는 공익 사건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다.

    "제가 만약에 돈을 벌기 위해서 이상한 사건을 맡게 되면, 함께 하고 있는 공익 사건에 대한 힘이 떨어지게 되죠. 이쪽에서는 정의를 외치다가 저쪽에서는 돈만을 위해 말도 안되는 사건을 맡을 수는 없더라고요. 열 건 중에 한 건이라도, 그래요."

    사생활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다. '재심' 사건을 맡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변호사 개인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언제 공격당할지 모르는 상황도 그가 사생활 부분에 논란이 없도록 신경을 쓰는 이유 중 하나다.

    "사생활 통제를 많이 해요. 술을 과하게 마셔서 실수한다든지 그런 일이 없도록. 사실 저에 대한 기대가 커져가고, 그래서 괴롭거나 힘든 마음도 있어요. 제 역량에도 한계라는 게 있으니 실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제가 의미있는 성과를 내면 다른 변호사들도 이런 일에 용기를 내서 뛰어들고, 그런 변호사들을 통해 많은 분들이 구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박 변호사는 김태용 감독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건을 위해서 내가 더 잘 알려지고, 유명해졌으면 좋겠다'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직접 본인에게 물어봤다.

    "재심을 위해서는 기존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찾아야 됩니다. 그러려면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남의 일에 개입하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 사람들로 하여금 용기 내서 증언을 하게 하려면 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해요. 다투는 대상이 국가이기 때문에 도와드릴 수 없다고 문자를 보냈던 분도 제가 했던 사건들을 이야기하면 용기를 내세요. 이런 일을 위해서는 저를 지지하는 힘이 커져야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현재 국선변호사 제도만으로는 억울한 피고인들을 돕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는 드라마 속에서 무능력하게 그려지는 국선변호사들의 모습을 지적하며 약자들을 위한 국가 변호 시스템이 세워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선변호사 제도는 많은 개선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그렇게 무능력하게 그려지는 건 잘하는 분들도 있지만 잘못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저 같은 변호사 개인이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요. 결과적으로는 시스템이 보장해야 할 문제죠. 변호사들이 이런 공익 사건을 많이 맡아서 하지 않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고요. 다만 저는 시스템으로 보장이 된다면 공익 사건을 수임할 변호사들이 훨씬 늘어날 거라고 봐요."

    무조건 사법부만 탓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사법부 또한 한정된 사법 자원 안에서 구체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그래서 심급 제도를 두고 있고, 확정된 사건은 무분별하게 다투지 못하도록 해서 법적 안정성을 지킨다. 구체적 정의와 법적 안정성. 이 두 가지가 잘 조화됐을 때 비로소 사법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사법 시스템은 인권 친화적으로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인권 침해 사건이 있었어요. 일제시대 도입된 사법 제도가 제대로 운영된 것은 사실 문민 정권 이후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 사법 시스템이 바로 인권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고 그 과정 속에서 희생된 가치들이 너무나 많았죠. 법적 안정성을 이유로 그 가치를 무시할 수는 없고, 바로 잡아주는 게 맞아요. 현 시점에서의 재심은 과거사에서 희생된 가치들을 회복시켜주는 관점에서 운영돼야 합니다."

    '권선징악 사필귀정'. 여러 재심 사건을 거치면서 박 변호사가 뿌리 깊게 새긴 한 마디다. 종교를 믿고 있지는 않지만, 그는 세상에 어떤 '섭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악랄하게 잘 사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벌을 받는 게 인간 세상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도 아주 하찮은데서 드러났잖아요. 결국 욕심이 파멸을 부른 거죠. 대통령까지 끌어 내릴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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