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5월 21일 오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추모현장인 강남역 10번 출구를 찾은 시민들이 추모의 글을 적은 메모지를 붙이고 헌화를 하던 모습이다. (사진=황진환 기자)
"한국의 인권상황이 지난 5년간 전반적으로 후퇴했다"고 참여연대 등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평가했다.
참여연대 등 77개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이같은 내용의 자체 평가보고서를 유엔 사무국에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4년 6개월 만에 오는 11월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우리나라 인권상황 정기검토를 위해 제출된 것이다.
이번 평가보고서에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한국여성단체연합, 민주노총, 무지개행동,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 77개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들은 보고서에서 "유엔이 한국 정부에 수차례 권고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보장 등의 과제가 지난 5년간 아무 진전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집회는 여전히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고, 통신자료는 영장 없이 제공되고 있으며, 주민등록제도는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표현의 자유는 과도한 규제로 침해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가보안법이 남용되고 경찰이 공권력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어 시민들의 시민·정치 권리가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이들 단체들은 또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조합 탄압, 낮은 사회복지예산, 높은 의료비와 교육비, 여성의 비정규직화와 남녀 임금 격차, 성소수자·미혼모·장애인·이주민·난민 등 소수자 인권 문제, 여성혐오·젠더 폭력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 5년간 한국의 인권상황이 전반적으로 후퇴했다"는 이번 공동보고서 제출 외에도 국내에 있는 유엔 회원국 대사관들을 상대로 한국 인권상황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예정이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2008∼2011년 1차 회기와 2012∼2016년 2차 회기를 열어 국가별 인권상황 전반에 대한 심의와 권고를 했고, 올해는 11월에 3차 회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