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사진=자료사진)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8일 19대 대선과 관련해 '경선-본선-대선 이후' 등 총 3단계로 연대·연합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김종필 전 총리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회동하는 등 정치 원로들과 유력 인사들과의 소통면을 넓히면서 경선 이후 대선 국면에서 역할에 시동을 걸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주자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홍 회장과 김 총리를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지난주 초 홍 회장을 만났고, 주중에 김종필 총재를 신당동 자택에서 찾아뵀다"면서도 구체적 대화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어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도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당을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는데 일정을 못잡고 있다"며 "아마 다음주 쯤에 뵙고 말씀을 나누려 한다"고 조만간 만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표를 향해 "저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분이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 후보를 도와달라고 할 것이고, 그 분의 이야기도 들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정치공학적으로 반문연대를 구성해 한 사람의 후보와 싸워가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총 세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연대·연합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경선 국면에서는 1단계로 자기당 정체성 분명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자기당의 후보가 선출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경선이 끝난 뒤 2단계에는 각당 후보들이 대선가도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당과 협의하고 국민들이 자동적으로 연합이나 연대, 연정의 길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박 대표는 내다봤다.
마지막 3단계로 대선 이후 독일의 메르켈 총리처럼 대통령에 당선돼서도 이념이 다른 정파가 연정으로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당내에서 후보들마다 이야기하는 자강론이고 연정론이고 다 일리있는 말"이라며 "안철수 후보도 연설에서 '연대는 국민이 결정한다'고 했다. 이런 것을 새겨 들으라"고 덧붙였다.
즉,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는 안 전 대표도 완전히 모든 가능성을 닫은 것이 아니라 '국민의 힘에 의한 자연스러운 연대'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단계까지 갈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가봐야지 안다"며 "국민이 원하면 3단계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해 전략이 유동적임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이번 대선 판에서의 연대가 용광로처럼 모든 것을 녹이는 '멜팅팟'이 아니라 각자의 지분을 담고 있는 '샐러드볼'이 될 것이라고 비유하면서 "각 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제 맛을 유지하는 통합적인 샐러드 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체성이 다른 세력과는 연대할 수 없다"며 연대·연합에 대해 선을 그어왔던 박 대표는 경선이 진행되고 대선 시계가 가까워옴에 따라 점차 연대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양새다.
특히 자강론을 펼치는 안 전 대표와는 별개로 당 대표로서 김종인 전 대표 등을 접촉하며 외연을 확장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