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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닥터스-피고인 3연타' 김민석 "흥행요정? 동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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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후-닥터스-피고인 3연타' 김민석 "흥행요정? 동의 못해"

    [노컷 인터뷰] '피고인' 이성규 역 김민석 ①

    배우 김민석 (사진=박종민 기자)

     

    김민석은 원래 2011년 방송된 Mnet '슈퍼스타K3'로 얼굴을 알렸다. 앳된 얼굴로 노래하던 그는 이듬해 '닥치고 꽃미남밴드'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후유증', '하이스쿨-러브온', '후아유-학교 2015', '상상고양이'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반응이 오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다. 예전만큼 사람들이 TV 앞에 모여들지 않는 달라진 환경에서도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2 '태양의 후예'가 그의 얼굴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했다. 김민석은 '아기새 일병'이라는 별명을 지닌 김기범 역으로 사랑받았다.

    이후에도 그는 '잘 된 작품'에 곧잘 등장했다. SBS '닥터스'도, 최근 종영한 SBS '피고인'도 마찬가지다. 방송가의 주목을 받게 된 이 신예 배우에게 '흥행요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민석은 이 별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저 잘 차려놓은 밥상을 잘 떠먹었다는 것이다.

    28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구 성산동 한 카페에서 배우 김민석을 만났다. 반전을 지니고 있던 죄수 이성규 역에서 벗어나기 위해 드라마가 끝나기 무섭게 머리스타일부터 바꿨던 그는, 이틀 내내 종영 인터뷰를 하면서 다시 성규를 되새김질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 '피고인' 통해 얻은 것 "다른 면을 보여줬다"

    김민석은 최근 일본 오키나와로 '피고인' 종영 기념 포상휴가를 다녀왔다. 일정 때문에 먼저 돌아오긴 했지만, 이제야 비로소 '피고인'이 끝났다는 실감이 든단다.

    김민석은 극중 아내와 딸 살인 누명을 쓰고 하루아침에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 분)의 딸 하연(신리아 분)을 유괴하는 이성규 역을 맡았다. 물론 극중 희대의 악인으로 나오는 차민호(엄기준 분)의 사주 때문이다.

    맑고 밝은 '아기새 병사'로서의 모습을 익숙해했던 대중들에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김민석이 말하는 가장 큰 성과다.

    "(그동안 작품에서는) 밝고 해맑고 약간 해피해피하고 쾌활한 면이 부각됐다. 그런 면만 있는 사람은 절대 아닌데 너무 그런 쪽으로만 비쳐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나중에 다른 것(역할) 했을 때 다른 분들이 과연 받아들여줄 수 있을까 해서. 물론 쾌활하고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면 좋은 것이지만, 그냥 그럴 것(착하기만 할)만 같은 이미지인 것이 좀 싫었다. 싫다기보다는, 저도 기분이 좋으면 좋은대로 하고 그냥 여느 친구들과 같은 사람일 뿐인데 착하고 순수하게만 보이는 이미지가 별로라고 생각했다. 그럴수록 행동을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이 작품에서 제 스스로 '내 속에 있는 것을 하나 더 꺼내서 보여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김민석은 "극 분위기에 맞게 이성규를 연기하다 보니 제 안에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울할 때, 힘들고 도망가고 싶을 때를 평소엔 생각 안하다가 (연기를 하면서) '아, 내가 저럴 때는 저런 얼굴과 저런 톤으로 연기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100개 넘는 카톡을 받고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는 '피고인' 6회 엔딩 (사진='피고인' 캡처)

     

    극중 이성규는 박정우가 머무는 감옥에서 가장 살가운 인물이었다. 반복적인 기억상실에 시달리며 현실을 부정하는 박정우를 싹싹하게 챙겨주는 감방의 활력소가 확 바뀐 모습을 보여준 때가 바로 6회였다. 자신의 잘못으로 아내와 딸이 죽게 됐다고 생각한 박정우가 자살을 시도하자 "형이 왜 죽어요. 형이 안 했는데"라는 대사로 반전을 암시한 것.

    김민석은 "6부 엔딩이 소름끼치긴 했지만 '이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당황했다. 카톡이 100개 넘게 와서 폰을 껐다. 한 두 시간 있다 살펴보니 실검(실시간 검색어)도 난리가 난 거다. '뭐지?' 싶었다"고 말했다.

    ◇ '흥행요정' 별명에 대한 김민석의 생각

    김민석은 30%대,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전작 두 편('태양의 후예', '닥터스')을 거친 후 '피고인'에 들어갔다. 부담은 없었을까.

    "장르극은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힘들다. 지치고 가슴졸이며 보는 면이 있어서 본방을 놓치면 재방을 보기 힘들다. 시청률 이런 거는 제가 생각할 부분이 아니고 드라마 제작관계자 분들이 생각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시놉(시스) 보는데 너무 재밌고 성규 포지션이 탐이 나서 하고 싶었던 것인데, 결과로 (인해) 흥행요정이다 이런 얘기까지 들어서 또 부담이 생겼다. 이런 것까지 생각해야 하나? 다음 작품은 뭐하지? 이런 고민을 하는 찰나에 ('피고인'이 잘 돼서) 고민을 하나 털어냈다. 여느 때와 똑같이, '그냥 내가 좋은 걸 하자'는 거였다."

    흥행요정이라는 말에 동의하는지 묻자 "동의하지 않는다. 흥행작에 숟가락을 얹었다. 맛있는 밥을 숟가락으로 맛있게 먹었다, 이런 느낌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배우 김민석 (사진=박종민 기자)

     

    신기하게도 제복을 입는 역할만 연달아 맡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은근히 죄수복이 잘 어울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중 미결수(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구금돼 있는 피의자)였던 그는 베이지색 미결수복이 제 옷처럼 잘 어울렸다. 김민석은 "베이지 감방 옷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선배들이 그러셨다. 큰 범죄를 저질렀을 것 같지 않다나. 잔챙이처럼 보이나 보다"라며 웃었다.

    ◇ 지성-송중기-진구-김래원에게 배운 것

    지난해부터 쉬지 않고 작품을 해 온 덕에 좋은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배운 것도 많다. 그는 "지성 선배님에게 너무 많은 걸 배웠다. 제일 중요한 건 연기보단 배려였다는 걸 배웠다. 연기는 자기가 하는 것이지 남이 '이렇게 해' 했다고 그 사람 연기가 나아질 수 없지 않나. 조율을 잘해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도 형한테 '이게 맞아요?' 라고 자꾸 물어봤다. 그러면 "좋았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라고 해 주셨다. 박정우 역할이 너무 힘든데도 챙겨주시니까 너무 감사했고 감동을 많이 받았다"며 "저도 여유가 되는 한 무조건 후배들을 챙겨야겠다고 맘 먹었다"고 밝혔다.

    송중기에게는 포용력을 배웠다고 한다. 말처럼 쉽지 않은데, 정말로 '모든 스태프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럽다'고 했다. 김민석의 표현에 따르면 "주연으로서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게끔 만드는 포용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까.

    진구는 '후배를 너무 사랑하는 선배'로, 김래원은 '되게 맞춰주는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김민석은 "(선배들이) 다 좋은데 (특성이) 다 달랐다. 래원이 형은 연기 생활에 있어서 자기 경험이 됐던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고 전했다.

    (노컷 인터뷰 ② 김민석 "할머니가 너무 좋아하셔서 예능도 해야 하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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