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21일 만에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전격 구속되자 구여권과 대선주자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에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앞두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자신의 SNS에 "안타깝지만 박근혜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의연하게 대처해주시기 바란다. 국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오늘 전당대회 날이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날"이라며 "모든 슬픔과 어려움을 뒤로하고 대동단결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핵심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조' 표시를 달고 "법치주의의 조종(弔鐘)이 울린 날"이라고 평했다.
김 의원은 "벼랑 끝에 내몰린 이 나라는 어디로 갈 것인가"라면서 "하늘이 무너져도 이제부터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친박 성향의 이인제 전 최고의원 역시 "헌정의 혼란, 국가의 위신과 체통은 국민 모두의 문제"라며 "같은 잣대로 그들의 정권도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태극기와 촛불로 갈라진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불구속 수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지만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제는 더 이상의 분열과 갈등을 막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전신인 새누리당의 창당 주역이자 '1호 당원'인 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서면 브리핑에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가슴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가 초래된 점에 대해 참으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사법부 결정에 힘을 실었다.
이와 함께 "바른정당은 전직 대통령의 구속이라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를 맞이해 무엇보다 겸허한 마음과 자세로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고 참보수의 재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