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이 목포신항만 외곽에 천막노숙을 하고 있는가운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노골적으로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을 편가르기 하고 있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세월호 변호사'로 활동해온 박주민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가족이 머물고 있는 천막숙소 사진을 올리고 "저희 당원들이 거듭 거듭 해수부 장관 등에게 여러가지 요청을 하였으나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었다"며 "가족분들은 여전히 농성과 차가운 정부의 태도에 3년 동안 변한 것은 하나도 없고 본인들만 늙었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더 기가막힌 것은 정부가 더욱 노골적으로 가족분들을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으로 편을 가르려 하고 있다"며 "심지어 유가족분들과는 면담을 약속하고서도 (황교안 대통령 대행)총리는 도망치듯 사라져 버리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얼마 안 남은 정부가 끝까지 이렇게 하는 것을 보니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을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정박하자 유가족 70여명은 31일 새벽 사고 원인을 직접 밝히겠다며 짐을 싸 경기도 안산에서 목포신항으로 옮겨왔다. 박근혜 정부와 4년여 동안 사투를 벌이는 동안 유족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컸기 때문이다.
안산 유가족 대기실을 홀로 지키고 있는 이우근 씨(고(故) 이정인 군 아버지)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4년을 싸웠지만 너무 바위가 컸다. 정권이 두 번은 바뀌어야 (세월호 진상규명 문제가) 해결될 거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우연찮게 (세월호) 7시간이 나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구속이 안됐다면, 세월호는 올라오지 못했을 것"라고 말했다.
이 씨는 "참사 당일 정부에 해 준 건 달랑 천막 하나였다. 이번에도 해수부는 컨테이너 2개를 해준다고 하지만, 그 마저도 오후 6시 이후에는 나가야 한다"며 "장기간을 가야하니까, 다른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모두 내려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해수부는 당초 유가족을 위한 컨테이너 3개동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목포신항 북측 부두 외곽에 천막 7동만 내줬다. 이 중 4개동을 숙소로 사용하고 있지만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목판을 깔고 스티로폼을 덧댔다.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세월호가 있는 목포신항을 방문했지만, 미수습자 가족만 만난 뒤 유가족들을 피해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
황 총리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있는 현장을 찾은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지만, 숙소조차 마련해주지 않아 현장에서 천막 노숙 중인 유가족들은 철저히 외면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과잉 의전' 논란 역시 빚어졌다. 황 총리가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목포신항 일대엔 대대적인 출입통제가 이뤄졌다. 현장에선 정부가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을 의도적으로 편가르기 한다며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