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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임종학 강의

     

    '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는 존엄한 죽음에 대한 성찰과 평화로운 임종 준비를 위해 도움을 주기 위해 쓰여졌다. 저자 모니카 렌츠는 스위스 장크트갈렌 종합병원에서 17년간 1,000여 명의 임종을 지켜보며 의사로서의 절망과 죽음이 짓누르는 삶의 무게감, 심오한 환희의 순간들을 무수히 겪어왔다.

    저자는 지금까지 죽음 연구에서 간과되었던 임종 환자의 인지 전환 과정에 주목해 죽어가는 사람들이 어떤 단계를 거쳐 임종의 순간을 맞이하고, 그들의 죽음이 내적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떻게 존엄을 경험할 수 있는지, 또 그들의 조각난 언어에 어떤 상징적인 내적 논리가 있는지 추적했다.

    이 책은 죽음 앞에서 마냥 슬퍼하거나 절망하기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보다 의미 있게 죽음에 대처할 수 있도록, 또 나의 죽음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죽기 직전의 사람은 의식과 무의식의 전이와 인지 전환을 경험한다. 죽음이 임박하면 자아뿐만 아니라 자명했던 지각, 주체적이고 자신과 연관돼 있던 지각 능력도 후퇴한다. 그럼에도 이렇게 후퇴한 자아 역시 우리가 반응하고 본능에 충실한 것처럼 어떤 것에 반응하는 패턴을 보인다. 또 다른 세계, 다른 의식 상태, 다른 의미 경험, 그리고 다른 경험 방식이 등장한다. 이 모든 것은 세계관이나 신앙과는 무관하다. 인지 전환은 존재, 관계, 존엄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변하게 한다. 죽음은 하나의 과정이다.” _본문 30쪽에서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임종 과정은 힘들고, 낯설고, 이질적이다. 죽음에 대한 준비나 배움이 없다면 환자 못지않게 가족의 불안과 두려움도 커질 수밖에 없다. 임종 환자의 깊은 반半의식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고 그들의 육체적 정신적 현실을 함께하고자 노력한다면, 죽음의 순간이 단지 고통으로만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사례 1
    황혼에 접어든 암스튜츠 부인은 밤이면 항상 경기를 일으키고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불안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에게 죽어가는 사람이면 누구나 어둠에 집어삼켜져 소멸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특별히 어둠을 무서워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그녀는 다시 진정되었고, 켜놓았던 수면등을 꺼버렸다. 5일이 지나자 부인에게는 수면등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고, 그녀는 분명 죽음이 더 가까이 다가옴을 직감하고 있었지만 평온을 유지했다. 그녀의 인지 능력은 분명히 더 이상 자아와 연결되지 않았지만 동시에 자아로부터 부정적인 것이 더 이상 표출되지도 않았다. _본문 86쪽에서

    모니카 렌츠 지음 | 전진만 옮김 | 책세상 | 272쪽 | 1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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