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달 28일 가상화폐 관련 특별대책에서 밝힌 '가상화폐 실명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는 범정부 차원에서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다.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은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최근 법무부 장관이 언급한 '거래소 폐쇄 방안'은 지난 28일 특별 대책에서 법무부가 제시한 투기 억제 대책 중의 하나"라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협의와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28일 특별대책에서 밝힌 가상화폐 실명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시세 조작, 자금 세탁, 탈세 등 거래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 금융당국의 합동조사를 통해 엄정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가상화폐 투기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연구 개발 투자를 지원하고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 실장은 "가상화폐는 법정 화폐가 아니며, 어느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불법 행위, 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 환경 변화 등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상화폐 채굴, 투자, 매매 등 일련의 행위는 자기 책임 하에 신중하게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실장은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범정부 차원에서 국무조정실이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통해 논의, 대응해 왔으며 앞으로도 가상화폐에 대한 부처 입장 조율 등에 대해서는 국무조정실이 중심이 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이 이례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주 벌어진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부처 간 혼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현재 법무부가 추진하는 방향으로 부처간 이견 없이 특별법 제정 방안이 잡혔고 곧 시행될 것"이라면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안을 밝혔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법무부장관의 말은 부처 간이 조율된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날 오후 "박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 온 방안 중 하나"라며 거래소 폐쇄안에 대해 부정했다. 이날 법무부장관과 청와대발(發) 발언 등으로 가상화폐 시장은 하루 종일 요동쳤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입장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했고, 전문가들 역시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키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국무조정실'이 잡고 있다"면서 "금융당국 역시 가상화폐 규제에 있어 실무적으로 하는 일이 많은 것 뿐이다. 국무조정실의 '정부의 입장 발표'는 정부의 명확한 포지션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