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국내 업계 4위 해운회사 우성해운 창업자인 차수웅 전 회장(67)이 지난해 말 34년의 경영을 마치고 은퇴식을 가졌다. 차 전 회장이 배우 차인표의 아버지라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
차 전 회장은 지난 12월 29일 임직원 150여 명이 참석한 조촐한 은퇴식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둘째 아들 차인표는 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했다. 시사 주간지 주간조선 최신호는 차 전회장의 은퇴식과 인터뷰 기사를 통해 차 전회장이 세 아들 누구에게도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고 2대 주주이자 전문 경영인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모범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차 전 회장은 경영권을 자식에게 충분히 승계할 수있는 회사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아들들이 회사 경영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차 전 회장은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줄 수는 있었던 상황에 대해 "그런 마음이 왜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세 아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고 또 누구도 회사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계속 할 수도 없었습니다. 내 나이가 조금 있으면 70이 되는데, 일선에서 뛰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살아 있을 때 (지분을) 정리하지 못하면 자식들에게 누(累)가 되지 득(得)이 되지는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국 차인표를 포함한 세 아들이 각자 전자공학 전문가, 금융 전문가, 연기자의 길을 걸으며 분야에서 인정받는 활동을 하고 있음에 만족하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수 없었다는 얘기다. 딸은 현재 공부중이다.
요즘처럼 가족들간에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많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보기 드문 일로 비춰지고 있는 것.
차인표를 포함한 세 아들은 ''우리들 중 누구라도 들어가 경영에 참여하는 게 당연한데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아버지에게 말했다고 한다.
한편 차인표는 이 자리에서 "내가 했던 드라마에서는 주로 아들이 회사를 상속하거나, 주주총회 같은 걸 해서 회장이 쫓겨 나거나 그랬었는데… 기분 좋게 헤어지니 행복합니다"라는 유머로 분위기를 유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