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기자
KDI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이하 KDIS)가 직장어린이집 옆에 외국인 대학원생을 위한 기숙사 '세종글로벌리더연수센터' 건립 사업에 나선 가운데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15일 KDIS에 따르면, '세종글로벌리더연수센터'는 대학원의 국제화 교육 기능 확대를 위한 외국인 대학원생 기숙사다. KDIS 측은 기숙사 확충을 통해 현행 2인 1실 배정에서 1인 1실 배정으로 개도국 공무원 등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려면 해당 시설 건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KDIS 측은 6곳의 대상 부지 중 자재 적재 및 공사차량 이동 통제 용이, 공사지역과 기존 시설의 분리 가능, 예산 내 실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직장어린이집 바로 옆 숙소동 내 텃밭 부지 연면적 3200㎡에 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103억 7천만 원으로 내년 3월 착공 후 2024년 2월 완공 예정이다.
 
문제는 직장어린이집 일부 학부모들이 사업부지 확정 전 학부모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공사로 아이들의 안전과 직원의 근로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부모들은 KDIS 측에 사업부지 전면 재검토, 공사 기간 중 대체 보육시설 신축 또는 임차, 공사 중 외부활동 등 보육 커리큘럼 지원, 안전대책 강화 등을 요구한 상태다.
 
어린이집 학부모 공동대책위 등은 국민신문고에 사업 재검토, 사업부지 반대 요청을 한 데 이어 입장문·설명문 발표, 정보공개 청구,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 민원 제기 등을 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음 달 초까지 집회 시위 신고도 접수된 상태다.
 
학부모들은 세종글로벌리더연수센터 건립사업을 중단한 뒤 부지선정을 재검토하고 사업 추진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업부지 및 검토부지 지도. KDIS 제공
이에 대해 KDIS 측은 관련 법령상 해당 기관은 사업부지 선정 시 반드시 학부모의 동의를 구해야 할 의무가 없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사업수행 단계별 안전대책을 수립해 학부모들에게 안내하며 보완하고 있고, 정상 보육을 할 예정으로 근로권 침해 소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업부지 선정 근거도 "학부모에게 투명하게 공개했고, 공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S는 현재까지 2차례 공청회를 개최했으며, 기관별 소규모 간담회를 6차례 열었다.
 
이밖에도 KDIS 관계자는 "유사한 공사사례 10곳을 검토했다"며 "해당 사업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공사가 수행·완료됐으며, 공사로 인한 피해 최소화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법적 기준을 모두 충족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DIS 측의 이런 설명에도 일부 학부모들이 여전히 어린이집 옆 사업 부지에 반대하면서 당분간 KDIS와 학부모 간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KDI 직장어린이집은 KDI, KDIS, 법제연구원, 조세연구원 소속 직원 영·유아들을 위한 보육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