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 성인처럼 교황도 팔을 벌려 하느님의 모든 백성을 보호하고 모든 인류를, 특히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없고,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부드러운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합니다."
새 교황 프란치스코는 19일 바티칸에서 열린 즉위 미사 강론에서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모든 피조물, 특히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이 마침 성 요셉 대축일인 만큼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돌본 요셉 성인의 보호자(수호자) 역할 수행을 언급하며 요셉 성인을 본받아 세상을 수호하는 사람이 돼 달라고 당부한 것.
교황이 자신의 직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보호자 역할이 교황으로서의 사명과도 일치한다고 보고 이런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해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이날 "요셉 성인이 수호자로서 가정을 지켰다고 한다면 교황과 가톨릭교회는 인류 공동체를 지킬 사명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특히 이날 강론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없고,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을 부드러운 사랑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언급할 때 다른 부분보다 힘을 줘 강하게 말하기도 했다.
이는 교황명을 딴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의 삶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청빈과 겸손의 대명사인 프란치스코 성인은 재산을 포기하고 거지들과 같이 살며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은) 가난한 분이자 평화로운 분이었으며 하느님의 창조물을 사랑하고 보호하셨다"면서 "평화와 가난한 이를 위하는 정신을 가르쳐주셨다.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가 얼마나 좋은가"하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 강론에서도 빼놓지 않고 프란치스코 성인을 언급했다.
교황은 "(보호자 소명은) 창세기에서 얘기하고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보여준 대로 모든 피조물, 창조된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하느님의 창조물 하나하나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존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든 사람을 향해, 특히 아이들, 노인들, 우리가 흔히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궁핍한 이들을 향해 사랑의 관심을 보여주면서 사람을 보호한다는 의미"라고 보호자로서의 소명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리의 감정과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며 선함과 부드러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교황의 당부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이정주 홍보국장 신부는 "교황의 내적인 강함이 드러났다"며 "교회가 가진 여러 가지 과제를 부드러우면서도 힘있게 잘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