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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국회에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인재근 의원(민주통합당)과 ''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국민연대''가 공동주최했다.
한미SOFA의 여러 문제점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불평등'' 사례들을 놓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토론자로 김광진 의원(국회 국방위원회)과 외교부 SOFA 담당자, 김행선 미국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평택평화센터 강상원 소장, 녹색연합 윤기돈 사무처장 등이 초청됐다.
하지만 토론회장에서 ''외교부 SOFA 담당자'' 이름을 끝내 찾을 수 없었다.
주최 측은 "외교부에 참석 요청을 했지만, 불참 통보를 해 왔다"고 밝혔다.
외교부의 불참에 대해 ''국회 무시''니 ''사대 외교''니 하는 쓴소리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왔다.
한 참석자는 "외교부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거다"며 혀를 찼다.
02 외교부 공석
◈ ''국회 무시'', ''사대 외교''토론회가 시작되자 사회를 맡은 권정호 변호사(''불평등한 한미SOFA 개정 국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는 "외교부에도 SOFA 담당 주무 책임 공무원의 참여를 정중하게 여러 차례 부탁했는데 끝내 거부를 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외교부의 입장이 우리와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런 자리에 와서 당당하게 외교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우리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설득하는 것이 도리일 텐데 소중한 자리를 차버린 외교부에 실망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교통일위원회 사정에 밝은 국회 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충격적인 말이 떠올랐다.
참석 요청을 받은 외교부 당국자가 "우리는 SOFA를 운영하는 사람이지, SOFA를 개정하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참석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아닌 ''미합중국'' 공무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토론회를 준비해 온 인재근 의원실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더니, "외교부가 밝힌 불참 이유를 우리 쪽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04미선
◈ 참석자들이 ''외교부 담당자''를 찾은 까닭은?그동안 ''한미SOFA가 불평등하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외교부는 "일본이나 독일과 비교해도 (크게 보면) 3국 간 규정 차이가 없고 일부 조항은 우리가 더 유리하게 돼 있다"고 강변해 왔다.
외교부에 전화를 걸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직접 물어 봤다.
외교부 관계자는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는 했지만,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그래도 SOFA 담당자가 토론회에 직접 참여해 설명도 하고 의견도 밝히는 것이 좋지 않았겠느냐?"고 다시 물었더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BestNocut_R]
외교부의 해명이 군색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우리는 SOFA를 운영하는 사람이지, SOFA를 개정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한 발언의 진위 여부를 떠나, 토론회 참석자들이 ''외교부 SOFA 담당자''를 찾은 까닭을 외교부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외교부''는 어디 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