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시가 초등학교 1∼2학년에 한해 영어수업을 없애기로 했다. 초등학생들이 영어 공부에 너무 많은 정력과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푸즈펑(付志峰) 부주임은 전날 열린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 정신을 관철하기 위한 좌담회'에서 베이징시는 앞으로 초등학교 1∼2학년에 대해 영어수업을 개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경화시보(京華時報)가 20일 보도했다.
시교위는 또 앞으로 중·고등학교 영어시험에 대해서도 난도를 낮추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는 최근 열린 3중전회에서 대학입학시험 문·이과 구분 폐지와 시험 과목수 조정 등 학생들의 학업부담 경감방안 등을 담은 교육제도 개혁안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중국 교육부 대변인 쉬메이(续梅)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교육개혁방안이 올해 안에 실시되느냐는 질문에 "가까운 시일 안에 실시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영어수업 폐지 방침에 대해 베이징교육과학연구원 쌍진룽(桑錦龍) 부원장은 " 이번 조치는 영어교육에서 시험주의 경향을 없애고 실용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것이지 전체 교육과정에서 영어교육의 '중요성'을 낮추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전통문화와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려면 초등학교에서 영어수업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베이징시의 이번 조치가 그러한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표준교육과정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수업을 개설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조건을 갖춘 지역은 1학년부터 개설이 가능하다'는 예외규정도 둬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는 초등학교 저학년 영어수업이 보편화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