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새 지도자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임명된 하루 뒤인 지난해 12월31일 조선 노동당 간부들에게 김정은의 새 체제에 반발하는 인물을 적발해 숙청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13일 입수한 북한 내부 문서에서 이러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된 김정은이 내부에서 쿠데타의 움직임에 강한 위기감을 느껴 이를 서둘러 배제하려 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내부 문서는 김정은이 지난해 12월31일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에 지시한 '말씀'을 기록한 것이다.
김정은은 이 문서에서 김정일의 유훈을 준수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특히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아 식량 문제 해결이 가장 절박한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김정은 그러나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갑작스러운 변화를 부를 수 있는 조치들은 취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김정은은 또 김일성 국가주석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4월15일(태양절)을 앞두고 주민 생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식한 듯 "태양절 이후 인민 생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것이라는 등의 선전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김정은은 정치적 반대파와 관련, "정말 위험한 것은 뱃속에 칼을 숨기고 시기를 기다리는 극소수의 불순분자"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