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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이른바 '강연의 달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9년 동안 재산을 27억원이나 불린 것으로 나타나 편법으로 재산을 증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20일 국회에 제출된 '기타소득 지급명세서' 자료를 보면, 현 후보자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 동안 외부강연 등을 통해서만 무려 2억 8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1년에 5700만원꼴로, 대기업 신입사원의 연봉을 훨씬 웃도는 액수다. 강연 대상은 언론사와 대학, 연구소, 경제단체 등을 총망라했다.
2007년의 경우 조선일보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은행 등 30여곳에서 강연을 뛰어 3300만원을 벌었다.
같은 해 그는 한국무역협회 연구소장과 한국예탁결제원 사외이사, 고려대 및 연세대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별도로 2억 4700만원을 벌었다. 한 해에만 무려 3억원 가까운 소득을 올린 것이다. [BestNocut_R]
현 후보자는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일하던 2008년에도 꾸준히 '강연 테크'를 이어갔다.
특히 이 때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이라는 곳에서 5차례에 걸쳐 553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돈의 성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 후보자가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KDI와 KDI 국제정책대학원으로부터 각각 100만원과 400만원을 받은 것은 약간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올 법도 하다.
당시 그는 KDI에서 연봉 1억 2700만원을 받고 있었는데,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연구원에서 강연을 했다고 별도의 강연료를 받는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역시 KDI 원장으로 있던 2011년에도 그는 억대 연봉과 함께 기타소득으로 KDI에서만 50만원을 받았고 전체적으로는 3400만원을 벌었다.
이에 따라 현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이같은 '강연 테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직자 신분으로서 본업인 연구활동에 매진하기보다는 외부 강연을 통한 '돈벌이'에만 혈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KDI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우인터내셔널 사외이사와 고려대 초빙교수, 한국과학기술원 대우교수 등 이른바 '포잡(four job)'을 뛴 것을 두고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논란이 일 수도 있다.
한편 현 후보자는 2001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 KDI 원장을 맡은 2009년 모두 36억 39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으며, 현재 재산 신고액은 40억 5300만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