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가계부채 규모가 1,200조 원에 달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시장이 다시 침체기를 맞으면서 주택담보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빚내서 집을 사라며 각종 정책자금을 지원했던 정부가 이제는 가계부실을 막기 위해 궁여지책을 쏟아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8일부터 3개월간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유한책임 디딤돌 대출'의 경우도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등 취약계층의 파산을 막기 위한 '패자부활전'의 성격이 짙다.
◇ '유한책임 디딤돌 대출'이란?지금까지 디딤돌 대출은 무한책임제가 적용됐다. 집값이 떨어져 담보주택을 처분해도
대출원금을 갚지 못하면 나머지 모자라는 원금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유한책임 대출은 채무자의 상환책임이 담보물로 한정돼 대출원금 상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이번에 시범운영하는 유한책임대출의 신청자격은 중·하위 계층 가구에 우선 혜택이 돌아가도록 부부합산 소득이 연간 3,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 정부, 유한책임 디딤돌 대출 왜 도입하려 할까?국토부는 지난해 1월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디딤돌 대출을 도입했다. 이 대출 상품은 부부합산 연간 소득 6천만원 미만, 생애최초주택구입은 7천만원 미만일 경우에만 가능하다.
금리도 소득과 기간에 따라 2.1~3.1%로 일반 시중금리 보다 0.5~1%p까지 낮아 특혜성 정책상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디딤돌 대출 실적은 8만5천여 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주택매매거래량 110만 여건을 감안하면 올해 주택구입자의 7.7% 정도가 디딤돌 대출을 이용해 집을 장만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문제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 가계 취약계층이 디딤돌 대출을 많이 이용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국토부는 전체 디딤돌 대출 이용자 가운데 연간 부부 합산소득이 3천만원 미만인 경우가 40~45%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평균 매매가 2~3억원 규모의 주택을 구입하면서 내돈은 절반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디딤돌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청년계층이 정부만 믿고 디딤돌 대출을 받아 서둘러 내집을 장만했는데, 최근 집값이 떨어지면서 깡통주택을 보유한 깡통세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유한책임 디딤돌 대출을 도입한 것은 청년세대의 가계 부실화 우려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국토부 김홍목 주택기금과장은 "이번 정책은 기본적인 사회안전망 확보에 있다"며 "IMF와 금융위기 등이 또다시 발생하면 은행에 집 뺏기고 나머지 재산도 다 뺏겨야 하는 상황을 미연에 막기 위한 대책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그러면서 "일종의 패자부활전 성격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 "일반 대출상품도 유한책임제 도입 검토"…대출 심사는 까다롭게국토부는 유한책임 디딤돌 대출에 대해선 부실 위험성이 큰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